[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공장 건설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MIC는 9일 공시를 통해 4분기 실적과 투자 진척도를 설명했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가 10일 전했다. SMIC측은 현재 건설 중인 4곳의 공장에 대해 "지난해 말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완공되어 가동을 개시했으며, 베이징(北京) 공장은 현재 시험생산 단계에 진입했을 뿐 완공이 늦어지고 있고, 상하이(上海) 공장은 현재 건물 건설만 완료되었고, 톈진(天津) 공장은 토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지난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던 베이징공장에 대해 SMIC는 "장비 조달 지연으로 인해 1~2분기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76억달러가 투자된 베이징공장은 2021년 연말에 건물 건설이 완료됐으며, 지난해 장비가 반입되어 연말에 양산에 진입할 계획이었다.
SMIC 측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반도체 장비 금수 조치로 인해 장비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며 완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MIC 측은 "베이징공장의 완공은 1~2분기 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 제재의 영향은 현재 건설 중인 상하이공장과 톈진공장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88억달러가 투자된 상하이공장은 28나노 이하 첨단공정으로 관련 장비를 수입해 와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달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SMIC의 공장 건설 작업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MIC[사진=바이두 캡처] |
한편, SMIC는 작년 4분기 매출은 1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26% 감소한 4억2000달러(약 5380억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34% 늘어난 72억7000만 달러였고, 순이익은 7.8% 증가한 18억달러였다.
SMIC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침체할 것으로 전망돼 1분기 매출이 작년 4분기보다 최대 12%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MIC는 "지난해 말 기준 월간 생산능력은 8인치 웨이퍼 기준 71만4000장이며, 공장 가동률은 92%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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