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 법안)를 회피해, 중국의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닝더스다이, 寧德時代)이 포드와 합작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CATL과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이 포드와 함께 미시간주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설립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펑파이(澎湃)신문이 13일 전했다. 디트로이트시 서부 160km에 위치할 합작공장에는 35억달러(약 4조4000억원)가 투자되며, 2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할 저가형 LFP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지난해 초부터 포드와 함께 미국 내 배터리공장 건설을 모색해 왔다. 양사는 당초 버지니아주를 합작공장 부지로 검토했으나, 버지니아 주지사가 중국 업체와의 합작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반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중국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포드는 미시건주 당국과 투자 계획을 두고 상당 부분 논의를 진행했으며, 주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조율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CATL 홈페이지] |
IRA 규정에 의하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인 배터리를 사용한 차랑만 보조금 및 세액 공제를 부여받을 수 있다. 또한 배터리의 핵심 광물 4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돼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율은 2027년 80%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IRA 회피를 위해 양사는 지분합작 대신 기술합작 방식을 택했다. 공장의 지분은 100% 포드가 소유하고, CATL은 공장 설계, 원자재 및 부품 조달, 생산, 운영을 담당한다. CATL은 지분이익은 없지만, 기술로열티와 운영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수취하게 된다.
또한 핵심광물과 배터리 부품은 최대한 중국 수입이 아닌,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피치 못할 경우 중국산 원자재 사용으로 인한 보조금 손실은 지방정부의 보조금으로 상쇄한다는 계산이다.
IRA는 지난해 12월 가이드라인이 공개됐으며, 최종안은 3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의 항목이 최종안에서 변경되거나, 혹은 세부요건이 추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에도 양사는 추가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유력 대기업인 포드가 IRA 최종안 발표 전에 CATL과의 합작 공장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데는 이와 같은 상황이 이미 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운영 중에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일본의 파나소닉과 미국에서 경쟁 중이지만, 이번 CATL의 시장 진출로 인해 또 다른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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