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해온 이른 바, 대장동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에 검찰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0억 클럽과 함께 김씨로부터 골프 등 접대 의혹을 받는 일부 언론과 판·검사, 공무원 등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1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것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27 hwang@newspim.com |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340억원 상당을 수표로 인출해 차명 오피스텔과 대여금고 등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2021년 9월 김모 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불태우게 해 증거를 인멸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 집행에 대비해 박모 씨에게 범죄수익 142억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의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규모는 275억원에서 340억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은닉자금의 실물을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 계좌추적을 통해 김씨의 은닉자금 규모를 추가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일 김씨 재산의 은닉을 도운 혐의로 이한성 화천대유 대표이사와 최우향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은닉한 자금 규모를 총 275억원으로 명시했었다.
김씨는 2021년 11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하고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과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이 김씨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50억 클럽' 수사와 재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검찰은 김씨의 대장동 수익 흐름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기 위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하면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 지난주 있었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재판 결과도 고려했다고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혐의내용의 중대성 및 도주·증거인멸 우려를 검토해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주 곽 전 의원 관련 재판 결과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은닉한 대장동 수익에서 일부가 이들에게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곽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6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진상규명 위해 방대하고 치밀한 자금추적이 필요해 수사팀에서 별도의 자금추적팀 구성해 수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이번 영장 청구도 자금추적 등 기초수사 결과 바탕으로 한 로비의혹 수사의 일환이며 곽 전 의원 항소와 관련해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사안의 실체 규명하는 데 만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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