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15일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서 엄정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다른 말로 하면 헌법 가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헌법과 검찰'을 주제로 진행한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과 직원들이 참석했다.
1983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기획과장과 울산지검장, 대검찰청 공안부장, 대구지검장 등을 거쳐 2010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끝으로 퇴임한 박 전 소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헌법재판소장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초청 강연 후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15 sykim@newspim.com |
그는 강연에 앞서 검찰 시절을 회상하며 "오늘 강연이 검찰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검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검찰의 헌법상 지위 ▲헌법이 검찰에 요구하는 역할 ▲19~21세기 헌법의 시대 배경 및 상황 등을 소개했다.
헌법이 검찰총장 임명을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검사의 영장 청구권과 형벌권 등이 검찰의 헌법상 지위로 명시돼 있음을 제시하며 헌법 규정들이 검찰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소장은 검찰이 공익을 실현하는 기관이자 국민과 사회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유지할 책무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 전 소장은 "검찰은 법집행기관으로서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자 실체"라며 "국가가 유지되는 많은 기능 중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갈등 해결과 통합의 역할에 있어서도 중요한 책임을 갖는다"며 "정치적 대의기관의 무능과 무기력화로 검찰의 책임이 증대하고 있다. 검찰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 사항이자 헌법의 기대"라고 설명했다.
박 전 소장은 검찰 수사를 '고차방정식'에 비유하며 "헌법 가치 실현의 의미에서 지혜와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에 결론이 나는 사건이 없고, 국민을 설득하는 문제가 우선시 돼야 하는 만큼 많은 부분을 대변하는 언론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예시로 2004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이른바 '유전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던 본인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피의사실 공표와 수사기밀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기에 기자들이 취재 요청을 다 받아들이지는 못했다"면서도 "하루에 두 번 수사 브리핑을 하고, 많게는 200통까지 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며 언론을 통해 국민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위상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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