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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대체 가능 직군'…"백수 될 것" vs "업무효율 늘어날 것"

기사등록 : 2023-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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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은 하나같이 우울감 호소…"세대 자체가 격동기"
전문가 "각자의 직무 내에서 고민할 시점"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내가 하는 업무를 시켜봤더니 나보다 낫더라. 내가 사장이어도 AI에게 일 시킬 것 같다" "오류가 아예 없는 건 아닐 거다. 간단하고 반복적인 일은 AI 도움을 받아서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의 챗봇 '챗GPT'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고성능 AI가 등장하자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AI가 대체할 직업군'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 전문가들은 AI가 모든 직업을 대체할 순 없더라도 특정 직업군에서 1차 대체의 물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이 꼽은 직업군에는 기술직, 미디어 직종, 법률업 직종, 교사, 그래픽 디자이너, 고객상담사 등이 있다.

'챗GPT 등 AI가 대체할 10가지 직업군'에 속하는 이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결과는 매우 상반적이었다.

IT 업계에 종사하는 신모(28) 씨는 19일 "대충 요청사항을 기재했더니 만드는데 약 3초가 걸리고 수정사항이 있으면 또 그걸 맞춰서 뚝딱 만들더라"며 "주니어개발자 없이 프로젝트매니저, 시니어 개발자 정도만 있어도 프로그램은 다 돌아갈 것 같다. 적어도 인원 감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같은 업계 종사자인 이모(30) 씨는 "AI를 개발한 지 꽤 되었는데도 코딩에 본격적으로 도입은 안 되는 걸 보면 앞으로 10년은 괜찮을 거란 얘기가 개발자들 사이의 중론"이라며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아서 간단한 코드를 짜는 게 훨씬 수월해지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만다"고 했다.

미디어 직군에서도 반응은 상반됐다. 미디어 직군에 6년 째 종사하고 있는 김모(31) 씨는 "사용해보니 당장이라도 대체될 것 같더라"며 "정보 값을 디테일하게 입력해주고 현직에 있는 동료에게 물었더니 내가 한 건지 챗GPT가 한 건지 구분을 못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직군에 3년 차로 종사하는 전모(31) 씨는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간단한 일을 AI에 맡기고 다른 기획 등에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밖의 직군에 대해서도 반응은 나뉘었다. 법률업과 고객상담사, 교사 등 감정이 필요한 직업은 "AI로는 불충분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면서도, AI가 지금보다 더 고도로 발달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기자 =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3.02.01 anob24@newspim.com

다만 취준생들은 하나 같이 우울감을 표했다. 2년째 개발자 취직을 준비 중인 김모(29) 씨는 "요즘 개발시장이 얼었다고 신입은 잘 뽑지도 않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I다 뭐다 해서 나중엔 없어질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며 "지금이라도 다른 쪽으로 틀어야 하나 싶다. 취직해도 대체될 위험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우리 세대가 여러모로 격동기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졸업 후 소재 연구 직종 취직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예정인 취준생 조모(26) 씨 또한 "내가 준비하는 직군은 저 순위 내에는 들지 않지만, 결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며 "논문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인데, AI도 가능하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분석이나 새로운 주제 발견을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AI의 진화에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떻게 개발하고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번역도 예전부터 대체된다고 했지만 AI 번역을 검수하는 쪽으로 발전하며 시장이 오히려 넓어지고 있고, 수학 교사 또한 이미 문제 풀이를 도와주는 AI 도구가 나와 있지만 인간 교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있고, 대체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가 발달함으로써) 가장 루틴하고 반복적인 것들을 덜어냈을 때 오히려 더 가치가 있는 게 무엇인지 발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인간 또한 (지금보다) 고도화돼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각자의 직무 내에서 고민할 시점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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