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없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입법과 관련해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조의 파업 가능 범위를 넓히고, 파업으로 손해가 발생해도 기업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이고, 파업 만능주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2023.02.20 yooksa@newspim.com |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하지 못하게 막거나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란봉투법은 오는 21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으로, 환노위 전체 위원 16명 중 국민의힘 위원은 6명에 불과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 장관은 "개정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이라는 추상적 표현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사업주에게 노조법상 사용자로서 모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사용자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아 원청은 자신이 하청노조의 단체교섭 상대방인지, 단체교섭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을 예측할 수 없어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았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돼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도 위반된다"면서 "노동조합법이 개정된다면 단체교섭의 장기화와 교섭체계 대혼란, 사법 분쟁 증가 등 노사관계의 불안정 및 현장의 혼란만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을 "파업 만능주의가 우려되는 입법"이라고 진단하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노동쟁의 및 적법한 파업의 범위가 사법적 판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체불, 해고자 복직 등의 권리분쟁이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의 법률적 판단이 아닌 노조가 파업 등 힘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돼 노사갈등 비용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조의 파업 가능 범위를 넓히고, 파업으로 손해가 발생해도 기업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이고, 파업 만능주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2023.02.20 yooksa@newspim.com |
이 장관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개정안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만 민법상 손해배상 원칙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일일이 과실비율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동불법행위자 모두에게 배상책임을 지도록 해 피해자 배상을 우선하는 대법원 판례와 충돌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법 몇 개 조항을 고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는 무엇인지, 약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 노동관계법 등 전반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현장의 불법·부당한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장관은 "정부는 노사관계 법·제도 전반과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오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 재고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오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헌법·민법 원칙에 위배되고, 노사갈등을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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