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감독당국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금융투자업무 담당 임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내역을 우선 손보기로 했다. 지배구조법상 '이연 지급제'가 차질 없이 적용되고 있는지부터 점검한 뒤, 지배구조법 개정을 비롯한 보수체계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돈 잔치 지적 이후 나온 첫 번째 조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5대 은행에 성과보수체계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의 성과보수체계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은 우선 금융사 지배구조법 상 '성과급 이연 지급제'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시장 상황 악화는 2~3년 후에 영향을 미치는데, 단기적 성과만으로 성과급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연 지급제는 금융사 임원 등이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 나눠서 지급하는 제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투자업무 담당 임원에 대한 이연 지급제 실시 여부부터 점검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령 제17조엔 보수체계 규정을 적용받는 임직원을 ▲임원 ▲금융투자업무담당자 ▲대출·보험상품 개발 ▲신용카드 발행 업무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무는 증권·채권·신탁·외화상품 운용 등 자금시장과 자산운용부문을 의미할 것"이라며 "다른 부서보다 성과가 분명히 보여 지고,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부문이기 때문에 금융투자업무 담당 임원의 보수체계부터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법규 준수 사항을 들여다 본 뒤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클로백(claw back), 세이온페이(Say-on-Pay), 횡제세 도입 등 외에도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이연지급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유력한 보수체계 개선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 커머셜 뱅크의 경우 성과급의 60% 이상을 이연하도록 하고 있다"며 "현행 이연 지급제를 들여다본 뒤, 우리 금융사도 60% 이상을 5년 이상 나눠서 지급하도록 하는 식으로 지배구조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클로백과 세이온페이는 미국과 영국에서 금융위기 때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클로백은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돌려받는 제도를 의미한다.
세이온페이는 임원 성과급 등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하는 제도다. 회사는 보수체계의 설계·운영, 지급방식, 지급 총액 산출방식 등을 주주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는 의결사항이 아니어서 강제력을 지니진 않지만, 효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CEO인 팀 쿡의 경우 주주 찬성률이 하락하자 올해 연봉을 40% 자진 삭감한 바 있다.
은행에 대한 횡제세 도입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으로 은행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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