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의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1심이 선고한 징역 3년은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부장판사)는 23일 증거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 김모 씨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1년 6월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예람 중사의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있다. 2021.06.07 pangbin@newspim.com |
이날 특검 측은 항소이유에 대해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비난가능성, 범행 수법의 불량함,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와 중대성, 원심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를 고려할 때 징역 3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씨 측 변호인은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고 특검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했다. 이어 "공소사실이 모두 사실로 인정되더라도 법리상 처벌 가능한 행위인지 재판부에 검토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또 "이예람 중사의 유족 측이 전날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의견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양형자료 제출을 위해 기일을 속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진술 기회를 얻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 저는 이미 가족과 직업, 직장 등 모든 것을 잃었기에 죽여줬으면 한다"며 자포자기한 심경을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현재 심정에 대해 자필 진술서를 내달라고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21년 10~11월 전익수 당시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이 이 중사 사건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조작한 다음 녹취록을 군인권센터 관계자에게 전달해 센터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인권센터는 같은 해 11월 17일 기자회견에서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군검사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김씨가 전달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중사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과거 같은 공군 비행단 법무실에서 근무하던 군검사와 개인적 이유로 관계가 악화돼 징계처분을 받자 당시 징계권자였던 전 실장을 수사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람 목소리가 아닌 기계가 사람 말소리를 흉내내는 텍스트 음성 변환(Text To Speech·TTS) 장치를 사용해 녹음파일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재판부는 배심원 5명의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참고해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이 중사 사건을 이용했고 실의에 빠진 유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등 2차 가해를 한 점, 전 실장에 대한 특검 수사가 방해된 점, 일반적인 증거위조 범죄와 달리 녹취록을 위조한 측면에서 범행 수법이 악질적인 점 등을 고려하면 강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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