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 등급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전비 등급이 향후 전기차 구매에 있어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오는 3월 16일까지 21일 간 '자동차의 에너지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 일부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
그동안 내연기관차의 경우 연비에 따라 등급이 표시됐지만 전기차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산업부는 전기차 효율등급 표시 의무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를 증진하고 자동차업계의 고효율 전기차 기술 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전비가 1kWh 당 5.9km 이상인 전기차에는 1등급이 부여된다. 전비 5.8~5.1km은 2등급, 5.0~4.3km은 3등급, 4.2~3.5km는 4등급, 3.4km 이하는 5등급이다.
산업부는 각각의 전비 등급에 해당하는 차종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인증받은 전비를 바탕으로 향후 전비 등급의 예상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의 공인 전비에 따르면 1등급에 해당하는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6 뿐이다. 아이오닉6는 스탠다드 후륜구동 모델,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이 6.0km 이상의 전비로 1등급 획득이 유력하다.
아이오닉6는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스탠다드 2륜 모델이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581km 인증과 전비 140MPGe를 기록한 바 있다.
MPGe는 휘발유 1갤런과 같은 비용으로 전기차를 충전했을 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마일로 표시한 것으로 140MPGe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이다.
역시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모델에 따라 최대 전비가 각각 5.2km와 5.4km로 2등급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 1~2위인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도 각각 5.6km, 5.4km로 2등급에 해당한다.
아이오닉6 [사진= 현대자동차] |
한국지엠 쉐보레의 볼트 EUV도 전비 5.5km로 2등급 획득이 예상된다. 지난해 2794대로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폴스타의 폴스타2는 4.8km의 전비로 3등급이 예상된다.
럭셔리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전비 등급이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QS는 3.5km로 4등급이며 BMW의 플래그십 전기차 더 뉴 i7도 3.7km로 4등급이다.
전비 등급제는 오는 6월부터 시작되며 준비기간을 거쳐 12월부터는 등급제 라벨을 적용해 판매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가 적은 연료로 긴 거리를 갈 수 있는 점을 평가했듯이 전기차도 전기를 덜 소모하며 더 먼 거리를 가는 것이 이산화탄소를 덜 사용한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무늬만 전기차인 모델들 보다 효율을 우선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자동차 제작사들에는 우수한 전비의 전기차를 만들 것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무엇보다 소비자들도 등급제를 통해 효율 좋은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며 "나아가 전비 등급을 바탕으로 추후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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