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돈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해고된 일간지 간부가 "자금 거래의 불법성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범죄자로 취급해 억울하다"며 해고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24일 전직 한국일보 기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해고 효력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2.17 mironj19@newspim.com |
A씨는 이날 심문기일에 직접 출석해 "정상적인 증빙자료를 냈고 한 번도 불법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회사는 진실을 외면하고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만 해고 처분은 너무 과도하고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대리인도 "A씨는 이번 의혹으로 27년간의 기자 생활이 한꺼번에 무너진 상황"이라며 "징계해고의 효력을 정지해 훼손된 명예를 하루 빨리 회복시켜달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일보 측 대리인은 "A씨가 김씨로부터 1억원이라는 큰 돈을 받은 사실이 타 언론사에 의해 보도됐고 회사는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며 "A씨는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나 차용은 외관에 불과하고 부정한 금품 제공이라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징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언론사로서의 공신력이 상당히 실추됐다"며 "의혹에 대해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A씨가 (회사로) 복귀한다면 회사는 언론사로서의 명예가 훼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의혹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징계한 것인지 질문했다.
이에 한국일보 측은 "A씨는 친분관계에 따른 정당한 거래라고 주장할 뿐 김씨와의 금전 거래를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2주 동안 양측의 주장이 담긴 추가 자료를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A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김씨와 과거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2020년 5월 주택 구입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김씨로부터 1억원을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한국일보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A씨를 해고했고 A씨는 징계해고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함께 가처분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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