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내외적 피로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날 장관의 깜짝 방문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막대한 군사적·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를 만나 "미국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 행정부의 변함없는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2022.12.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우크라전 1년 맞아 바이든 대통령 방문 1주일 만에 '깜짝 방문'
옐런 장관은 이날 슈미할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동결된 러시아의 자산을 몰수하는 하는 등 추가 대러 제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이 최근 발표한 99억달러(13조729억원)의 경제 및 예산 지원 중 일부인 12억5000만달러(1조6506억원)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장관은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약 3000억달러(한화 약 396조1500억원)를 완전히 몰수하는데에는 상당한 법률적 난관이 있다고 밝히고, 러시아 원자력 부문에 대한 추가 규제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관은 이날 오후 늦게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비공개 회의를 가졌으며,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러시아의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공격에 맞선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과 결의를 칭찬했다고 전했다.
◆ 국내외 적 높아지는 지원 회의론 속...경제 지원 '당위성' 강조
옐런 장관의 이날 방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성사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들 사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막대한 경제 지원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의회 일부 공화당원 사이에서조차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경제 및 예산 지원 명목으로 총 130억달러(17조1665억원)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날 장관이 발표한 추가 지원으로 지금까지 총 지원 규모는 140억달러(18조 487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또한 오는 9월30일까지 총 86억5000만달러가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키이우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이 성 미카엘 대성당 앞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2023.02.20 wonjc6@newspim.com |
이날 옐런 장관은 이 같은 경제 지원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고, 학교 운영, 연금 지급 등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모두 러시아의 침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저항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경제 지원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자국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400억~570억달러의 외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155억달러 규모의 차관 프로그램을 협상하고 있다.
장관의 이날 깜짝 방문은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성사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하고, G20 장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력하게 규탄하기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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