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최소 31표라는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면서 당 내홍은 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부결 직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집단 반발 등으로 벌써부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측은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에 향하고 있다. 2023.02.28 leehs@newspim.com |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통칭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 세력은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27일 직후부터 가결 또는 무효·기권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수박 명단' '낙선 명단' 등의 이름을 붙인 명단 리스트를 공유하며 '문자 폭탄' 보내기에 돌입했다.
이에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이 대표는 '이번 일이 당에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특히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서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제재에 나섰지만 비명계를 향한 공격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비명계 중진으로 분류되는 모 의원실은 기자에게 "(개딸로부터) 전화가 엄청 들어온다. 정신없어 죽겠다"고 토로했다.
의원실 측은 "전화가 오는 분들이 대부분 젊은 층이 아니라 50대 이상 분들이다. 유튜브나 진보 성향의 일부 매체에서 접한 이야기들을 언급하며 화를 내시는데,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아무리 설명 드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비명계 중진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지난 2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개딸들이) 저한테도 '찬성한 것이 너지', '가만히 안두겠다', '색출하겠다' 등의 문자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결코 아름다운 논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저급한 싸움으로 치닫게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악수 하고 있다. 2022.03.10 leehs@newspim.com |
갑작스런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제명' 청원도 논란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민주당 청원 게시판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 민주당 영구제명' 청원글이 올라왔다.
2일 오후 2시 기준 약 3만2000여명의 서명 동의를 받은 상태다. 민주당 청원 게시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청원을 본떠 만든 것으로 5만 명 이상 서명하면 당 지도부는 반드시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인은 청원글을 통해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이 대표가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며 "이 전 대표는 아직까지 사과는커녕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 이 대표를 제거할까 이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저격수를 자청하고 있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당 권유' 청원 또한 물살을 타고 있다. 2일 오후 2시 기준 약 6만1000여명이 '박지현 전 위원장에 대한 출당권유 내지의 징계 요구' 청원에 서명 동의했다.
이 밖에도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 등의 청원이 빗발치는 등 '이탈표' 색출 작업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낙선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 재선 의원은 기자에게 "민주주의 기본적 원칙들을 부정하고 이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발언하는 일부 의원들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회가 왜 무기명, 비밀 투표를 진행하는지, 토론은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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