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신규 사외이사의 여성 비중을 높이고 있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여성 사외이사를 둬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조에 맞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점차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논의한다.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SKC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채은미 전 페덱스코리아 사장을 추천했다. 채 전 사장은 글로벌 1위 특송기업인 페덱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페덱스코리아 첫 한국인 지사장까지 역임한 여성 기업인이다. SKC는 총 4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기존 여성 사외이사인 박시원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여성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었다.
SK텔레콤은 자연어 처리(NLP) 기반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오혜연 카이스트 인공지능 연구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2022년 9월 한화 주주총회 현장 [사진=한화] |
삼성SDI도 오는 15일 정기주총에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사외이사에 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는 삼성SDI 사외이사에 재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SDI는 여성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한화도 지난해 9월 변혜령 한국과학기술원 화확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변 부교수는 화학·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기존 박상미 사외이사가 임기만료 되면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기업들이 신규 사외이사의 여성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조에 맞춰 인력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한다'는 규정이 포함되면서 사실상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기업들에 필수가 된 것이다. 현재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일각에선 여성 사외이사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 비중이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리천장이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500대 기업의 상장사 이사회 여성임원 비중은 지난 2월 기준 10%에 그쳤다. 이마저도 대부분 여성 사외이사에 그쳤다. 특히 여성 사내이사는 23명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15명이 오너 일가로 전문 경영인은 8명에 불과했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다양한 사외이사 선임과 여성 임원 등용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나, 아직 인력 풀에 한계가 있는 것은 것은 문제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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