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2분기 연속 흑자를 낸 쿠팡이 온라인을 넘어 국내 유통 시장 1위 자리를 노린다. 롤모델로 삼은 미국 아마존처럼 기존 유통 강자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난 1일(한국시간)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2021.03.12 pangbin@newspim.com |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연 환율 1291.95)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국내 유통 시장(602조원) 전체에서 쿠팡이 차지한 점유율은 4.4% 수준이다.
기존 유통 대기업과 비교하면 롯데의 유통 계열사가 포함된 롯데쇼핑(15조4760억원)보다는 높고, 신세계그룹의 할인점·이커머스·편의점,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 합산 매출액(30조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3개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으로 미국 유통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아마존과 같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수익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한 쿠팡은 직매입 기반의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상품군을 넓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작년 3분기(1037억원), 4분기(1133억원) 연속 흑자를 기록한 쿠팡은 연간 14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단위' 적자를 기록하던 쿠팡이 1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로켓배송을 론칭한 이후 9년 만이다.
김범석 의장은 "현재 로켓배송 상품은 수백만 개에 달하지만 아직 포함되지 않은 훨씬 많은 상품들 앞에서 이 숫자는 무색하다"며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는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상장 직후 자본금을 물류망 구축에 쏟아 부었다. 작년 기준 쿠팡의 물류망은 132만평(436만㎡)으로 2020년 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쿠팡은 아시아 최대 규모인 대구 풀필먼트센터(FC)를 통해 물류 자동화 기술 테스트에 들어갔다. 늘어난 물류망에 자동화 기술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면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롯데와 신세계가 물류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동안 쿠팡은 '로켓배송' 확대를 통해 격차를 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에 후방 물류센터를 만드는 방식인 PP센터 확대 계획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고, SSG닷컴은 충청권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롯데는 직접 투자 대신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을 잡는 방식을 택했다.
김범석 의장은 "대부분의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로켓 서비스에 새로운 상품을 추가해 더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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