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전쟁을 이어가는 한편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첨단 반도체 개발을 두고 '나노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ASML이 보유하고 있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기술은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로 떠올랐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ASML은 '슈퍼 을(乙)'로 불리며 TSMC,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ASML로부터 EUV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죠.
ASML의 EUV 노광장비 [사진=업체 홈페이지] |
ASML에서 보유하고 있는 EUV 노광장비 기술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반도체 생산에 있어 노광공정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반도체는 전기가 흘러 다니는 수많은 회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회로는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손으로 그릴 수 없는데, 이 때 사용하는 것이 빛입니다.
노광공정이란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뜻하는데, 이 때 빛으로 새겨지는 회로가 미세할 수록 한 웨이퍼에 들어갈 수 있는 반도체칩 수가 많아져 반도체 성능이 좋아집니다. 이것이 반도체 회사들이 나노 경쟁을 펼치며 더 미세한 반도체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죠.
노광공정에 활용되는 빛의 파장은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액침불화아르곤(Immersion ArF) 등입니다. 20나노급 이상에서 사용된 빛의 파장은 ArF인데, 이것이 10나노급 반도체 생산을 하면서부터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EUV를 활용한 노광장비입니다. EUV 노광장비는 EUV 광원을 활용한 13.5nm 빛 파장으로 EUV를 활용하면 기존 193nm의 ArF 보다 웨이퍼에 14배 정도 얇은 회로를 그릴 수 있습니다. 7nm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인 상황이죠.
현재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는 ASML이 유일한데, 그 이유는 노광장비에 있어 EUV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다루기 힘든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노광장비는 렌즈를 이용해 빛을 투영시키는 방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EUV는 빛의 파장이 짧아 공기에 바로 흡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이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이에 ASML은 EUV를 노광공정에 이용할 때 거울을 사용해 빛을 반사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고, 빛을 흡수하는 렌즈 대신 특수 제작한 반사거울 여러 개를 장치해 EUV 빛을 반사하는 방법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겁니다.
현재 EUV 노광장비 1대 당 가격은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EUV 노광장비 기술 고도화와 함께 앞으로 장비의 1대당 가격이 최대 4억 달러(약 5100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