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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재명 "故김문기 사적 접촉 없어" vs 검찰 "돈독한 사이"

기사등록 : 2023-03-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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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서 '김문기 모른다' 허위사실공표 혐의 전면 부인
변호인 "같은 직급만 600명, 기억하고 있을 이유 없어"
檢, 김문기 사진·영상 법정 공개…"출장지 이탈 골프·낚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이 첫 재판부터 '아는 사이'의 판단 기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사적인 접촉이 없었다며 친분을 부인한 반면 검찰은 해외 출장지에서 함께 이탈해 골프와 낚시를 하는 등 돈독한 사이였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3 pangbin@newspim.com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는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재판부 질문에 답을 한 것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검찰과 변호인이 각각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진술한 오전에는 대부분 눈을 감고 듣고 있었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설명하는 오후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또 10분간 주어진 휴식 시간에도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자료를 살펴봤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성남시장 재직 때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만난 횟수와 존부로만 인정될 수 없다"며 "당시 질문은 '김 전 처장은 개인적으로 좀 아셨습니까'였는데 단순히 그 사람을 인지하고 있는가를 넘어 밀접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시장으로 재직한 기간이 8년이고 성남시 공무원이 2500명, 산하기관을 합치면 4000명 정도, 김 전 처장과 같은 직급을 가진 팀장만 600명"이라며 "그 사이 만난 사람, 직원을 전부 기억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성남시장 재임 중 해외 출장이 총 16회이고 2015년에만 4번 다녀왔다"며 2015년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야기했을 뿐 유 전 본부장의 수행자로 동행한 김 전 처장을 기억하고 있을 이유가 없고 사적인 접촉도 없었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증거조사 절차에서 "피고인과 유 전 본부장, 김 전 처장은 2015년 1월 뉴질랜드 출장 도중 함께 이탈해 골프 라운딩을 가거나 바다낚시를 했다"며 "김 전 처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사 직후 4차례 피고인과 동반 출장 내지 여행을 다녀온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세 사람이 해외 출장 당시 함께 찍은 사진들을 제시하고 김 전 처장이 가족들에게 출장 일과를 알려주며 찍은 동영상 12개도 재생했다. 영상에 따르면 김 전 처장은 가족들에게 '시장님,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너무 재밌었다'라고 말한다.

검찰은 오는 31일 예정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세 사람의 친분 관계에 대해 자세히 묻겠다고 했다.

또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에 이 대표의 연락처가 '이재명 시장', '이재명 지사님' 등 2개 이상 저장돼 있었고 저장 일시는 2009년으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 변호인이 "왜 피고인의 전화번호를 법정에서 말하냐"며 따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다음 기일을 열고 증거조사를 이어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인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관계자였던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는 같은 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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