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작정한 듯 폭로 퍼붓는 유동규...李 428억 약정·유튜브 활동 총공세

기사등록 : 2023-03-11 08:1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7일 김용 첫 공판기일 진행...폭로 쏟아낸 유동규
법정 밖 유튜브까지 확대된 폭로의 장
이재명 기소 결정·법정 대면 '눈앞'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폭로가 법정 내에서 뿐 아니라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는데다 검찰의 이 대표 기소 여부 결정과 측근들에 대한 공판이 잇달아 예정돼 있어 더 많은 폭로가 예상된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관련 사건에서 진실을 말하기로 한 만큼, 폭로 수위 또한 작정한 듯 하다.

◆ "428억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목표"...약정설·20억 요구 폭로된 김용 재판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재판이 본궤도에 올랐다. 공판에서는 혐의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추후 공방을 예고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지난 7일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정민용·남욱 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사진=경기도]

김 전 부원장이 1차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자료인 메모와 혐의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9일 2차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장동 사업 지분 절반 가량을 주기로 했다는 이른바 '428억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2014년 6월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증인은 김만배씨를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내정하고 정진상, 김용, 증인, 김만배가 서로 의형제를 맺었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그는 "김만배 지분 절반 받아서 어디에 사용할 계획이었냐"는 검사 측 질문에는 "정치하다 보면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기로 했고 특히 나중에 목표는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내용을 이 대표가 공유하고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김 전 부원장이 지난 2021년 이 대표의 대선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총 20억원의 자금을 요청했다는 증언도 내놓았다.

그는 "김 전 부원장이 (캠프에서) 광주 남부 지역을 관리하는데 돈이 없어서 힘들어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당장 급한 건 10억, 추가로 받을 것 10억원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차례에 걸쳐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을 통해 남 변호사로부터 총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 유튜브로 폭로 전선 확대한 유동규...재판부도 "재판 언급 자제" 요청

유 전 본부장의 폭로는 법정 뿐 아니라 밖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부터 보수성향 정치평론가 유재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처음 등장했다. 영상은 앞으로 약 100회 이상 분량을 올릴 예정이다.

현재까지 영상은 5회분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가 처음 만나게 된 계기와 함께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을 모른다고 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반박,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버려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과 관련한 이야기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영상에서 다루는 소재들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이다 보니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처장을 모른다고 한 발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재판과 연결된다. 유 전 본부장의 증거인멸 시도는 정 전 실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하면서 증거인멸 교사 혐의와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 재판에서 다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2.10 hwang@newspim.com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측은 재판에서 이를 문제 삼았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7일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유튜브) 방송에서 2021년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줬다는) 이야기는 모호하게 말한다"고 하자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유튜브 촬영은 재판 외 활동으로 이번 사건의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는데 언급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박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재판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 당사자가 법정 밖에서 피고인과 관련된 일체의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불필요하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으로 재판부가 이를 자제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들이 언론과 인터뷰하거나 유튜브 활동을 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과 언론의 자유로 제지할 수 없다"면서도 "재판의 쟁점에 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은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재판부의 권고에 대해 반박하면서 유튜브 활동을 이어갈 뜻을 보였다.

그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3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유튜브를 계속 하실 건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주당 분들도 유튜브 나와서 재판에 관계없는 내용을 말하는데 (나보고) 하지말라는 건 비민주적인거 아니냐"고 답했다.

◆ 이재명 기소 결정·최측근 재판 이어져...추가 폭로 나올 듯

유 전 본부장의 폭로는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기소 결정과 이 대표와 측근들의 재판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최측근들의 재판이 잇달아 이어지는만큼 유 전 본부장이 법정 증언을 내놓을 기회도 많은 상태여서 향후 추가 폭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한 배임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기소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제공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기업들의 각종 인허가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133억5000만원의 뇌물을 공여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바 있어 불구속 기소가 유력해 보인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오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재판에서 직접 대면할 것으로 보여 증인으로 출석하는 유 전 본부장이 어떤 폭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이 이 대표에 대한 폭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계기로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을 지목한 바 있다.

김 전 부원장 재판도 오는 14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장동 일당'에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에 대한 정식 재판은 오는 29일 열린다.

정 전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한 뒤 개발수익 210억원을 취득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krawjp@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