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 자금 수혈의 중심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벤처·스타터업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하지만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의 투자 긴축 현상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SVB에 대해 폐쇄 조치를 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예금 지급 업무를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SVB붕괴 여파로 12일(현지 시간) 미 뉴욕주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 은행도 폐쇄됐다. 미국 내 은행이 문을 닫게 된 배경에는 고금리와 유동성 문제가 지목됐다.
SVB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다만 문제는 SVB 붕괴로 미국 내 상당수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일단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한 관계자는 "SVB 폐쇄 등으로 인해 국내 벤처·스타트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을 내렸다"면서 "현지 진출한 벤처·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이같은 사태는 경기 불황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한 벤처기업 임원은 "하루새 56조원이 뱅크런된 상황을 보면서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투자 규모가 위축되고 있어 글로벌 펀드를 유치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벤처투자는 지난해부터 꺾였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1.9%(9162억원)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최초로 SVB를 모델로 한 특수은행인 (가칭)한국벤처투자은행 설립에도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전시가 올해 설립 구상안을 밝힌 한국벤처투자은행은 지난달 초께 설립계획에 대한 용역이 시작돼 오는 7월께 마무리된다. 다만 이번 SVB 사태를 고려해 ▲파산원인 ▲사업모델 ▲리스크 관리 실태 등을 파악해 용역 연구에 반영, 장단점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 중기부는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자금 경색을 해소할 모태펀드 운용사 모집에 나서며 벤처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자금수혈에 팔을 걷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1월 4일 1차 펀드인 2800억원(모태펀드+자펀드)에 대한 운영사 모집을 통해 현재 심사가 진행중이며 지난 8일 2차 펀드인 1조4000억원(모태펀드+자펀드)에 대한 운용사 모집 공고를 개시한 상태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이번 상황으로 국내 및 해외펀드 결성 등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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