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을 위해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와 거대 노조의 괴롭힘 방지 등을 주축으로 노조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공시를 요구하거나 횡령·배임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공시를 의무화하고 조합원의 1/3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 회계 감사를 시행한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13일 오전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민ㆍ당ㆍ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노조의 회계투명성 강화 및 거대 노조의 괴롭힘 방지를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 방향에 대해 논의됐다. 2023.03.13 leehs@newspim.com |
정부·여당은 우선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조 및 산하 조직은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을 활용해 규약, 조합원 수, 결산 서류 등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한다. 노조의 회계 공시와 세제 혜택을 연계하는 방안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조합원의 권익 강화와 노조의 민주성 강화를 위해 조합원 수의 1/2 이상이 공시를 노조에 요구하는 경우와 횡령·배임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지정하는 사항이 발생해 장관이 공시를 요구한 경우는 반드시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또 회계감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조 규약에 회계감사원 자격과 선출사항을 포함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회계감사원은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회계 관련 지식이나 경험 등 직업적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노조에서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요구할 계획이다.
회계감사원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는 총회에서 비밀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임직원의 겸직은 금지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아울러 조합원은 언제라도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하도록 조합원 열람권을 강화하고 회계서류 보존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조합원 1/3 이상이 요구할 때에는 회계 감사를 하고 그 결과는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공개하도록 해 자주권과 선택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거대 노조의 괴롭힘 방지책도 논의됐다. 우선 노조가 다른 노조나 근로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가 불이익 처분이나 폭행, 협박 등으로 노조 가입이나 탈퇴를 방해·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또 노조 소속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거나 자녀 우선 채용을 강요하는 등 공정한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도 막는다. 부당한 금품 요구, 소속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에 대한 채용·임금 차별 등도 불법 행위로 규율하고 위반 시 징역 또는 벌금 등 제재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윤석열 정부 3대 개혁 중 노동개혁이 가장 시급하다"며 "노동개혁은 국민의 삶 자체인 일자리와 관련된 시급한 민생현안인 동시에 지속가능성, 미래세대를 위한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에서 회계투명성 강화는 가장 기본"이라며 "사회적 과비용을 초래하는 회계불투명성은 개혁의 첫 대상이고 이는 어떤 경우에도 미룰 수 없는 숙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일부 강성귀족노조가 법을 무시하고 과격한 폭력을 일삼는 건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이제 강성 거대 귀족노조는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만 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 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임이자 의원, 이주환 의원, 박대수 의원, 지성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권창준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이 참여했다. 민간 관계자는 김경율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 자문회의 단장, 김희성 강원대 교수, 송시영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 문성호 원주시청공무원노동조합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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