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달부터 정책 전담부서를 운영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공정위 직원들이 기업인을 만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정책 담당자가 조사 담당자에 비해 기업과의 유착 위험성이 낮은 데다 시장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봐서 외부인과 접촉면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15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14일부터 현재의 사무처 조직을 조사와 정책부서로 분리 운영한다. 사무처장이 정책부서를, 사무처장과 같은 1급의 조사관리관이 조사부서를 지휘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3.06 hwang@newspim.com |
공정위 조직이 이원화됨에 따라 공정위 직원의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사건 처리의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문재인 정부 김상조 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8년 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외부인의 사건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일명 '로비스트 규정'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 직원들은 공정위 사건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와 회계사, 공정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대기업 임직원, 법무법인과 대기업에 취업한 공정위 퇴직자 등과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경우에는 5일 이내에 접촉 일시, 장소, 대화 내용을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정위의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이 공정위 직원들의 조사 역량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장 상황을 재빠르게 흡수하지 못해 사건처리 전문성이 약화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불만을 사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사소한 꼬투리라도 잡힐까봐 외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무 위축을 초래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정책 전담부서 신설을 계기로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손볼 계획이다.
조홍선 사무처장은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이 직원들의 (기업과의) 유착, 부패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정책파트에서 상대적으로 이런 위험 요소가 적다면 좀 더 전향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기정 공정위원장도 "실무적으로 대외 관련 접촉이 제한된 측면이 있는데 정책부서에 대해서는 외부 의견 수렴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공정위 방침에 대해 "시장 환경을 잘 알아야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퇴직 공무원과 신산업 분야 기업인들과는 접촉면을 당연히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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