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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가구 육박' 미분양 공포 해소되나...매수심리 개선에 물량소진 기대

기사등록 : 2023-03-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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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7만5000여 가구로 10년 내 최대치 치솟아
특례보금, 다주택자 대출완화 등으로 인기지역 감소세
분양가, 집값 등 불안요소 여전...급격한 시장변화 제한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 매수심리가 회복하면서 '위험 수위'로 치솟았던 전국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를 꺾고 안정화될지 주목된다.

주택시장과 관련한 지표가 개선된 만큼 매달 1만가구 이상 증가하던 미분양 물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집값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는 미분양 주택에 대한 내집마련 수요도 움직이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청약 통장이 없어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층이나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회복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역별, 입지별 '온도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택시장 지표 개선되자 '미분양 공포' 한풀 꺾여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거래량과 매수심리, 집값 등의 주택시장 지표가 개선되면서 미분양 확산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1월 전국 주택 미분양 물량은 7만5359가구로 2012년 12월(7만5000가구) 이후 10년 1개월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작년 5월(2만7000가구)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도권이 1만2257가구로 전월(1만1076가구)보다 10.7%(1181가구), 지방은 6만4102가구로 전월(5만7072가구)보다 10.6%(6030가구) 늘었다. 3~4년간 이어진 주택시장 호황에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물량을 쏟아냈지만 작년부터 꺾인 매수심리 악화로 수요가 받쳐주지 않자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고 청약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미분양 시장에도 온기가 감돌고 있다. 특히 청약 가점이 낮은 20·30세대와 임대 수익을 계산한 투자수요의 관심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시행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완화 등으로 자금 여력이 개선된 것도 긍정적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주택담보대출을 통합해 새로 만들어진 대출로 지난 1월 30일 출시됐다. 소득에 상관 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연 4%대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은 규제지역에선 금지됐으나 지난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까지 허용됐다. 비규제지역에는 LTV 60%가 적용된다.

개발호재가 있고 입지적 장점을 갖춘 지역은 이미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경기도 평택은 미분양 주택이 1447가구로 한 달전(1684가구)과 비교해 237가구 줄었다. 평택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단지가 들어서 있으며, 첨단 복합 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평택 브레인시티를 비롯해 평택송탄 및 평택칠괴 일반산업단지 등의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안성시는 1239가구에서 1113가구로 126가구 ▲용인시 616가구에서 507가구로 109가구 ▲오산시 330가구에서 255가구로 75가구 ▲의왕시 350가구에서 303가구로 47가구 ▲부천시 160가구에서 133가구로 27가구 등이 감소했다. 서울은 강북구가 227가구에서 201가구로 가장 많이 줄었다.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이 지역 신도시 조성으로 작년에만 8개 단지가 분양하는 등 공급물량이 타 지역 대비 많았다"며 "주택경기 침체로 청약부진 단지가 늘면서 미분양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매수세가 늘어나며 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분양가부담, 집값불안에 지역별 온도차 불가피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급격한 물량 소화가 제한적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경기둔화와 금리인상 등으로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주택매수 심리가 회복됐다고 하더라도 집값의 추가적인 하락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요층의 관심이 덜한 지방 주택시장은 누적된 주택공급으로 미분양 확산세가 쉽게 누르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도 부담이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땅값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원으로 전년(2798만원) 대비 24.2%(676만원) 올랐다. 2018년(29.8%), 2012년(25.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기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많다.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은 흥행하고 비인기 지역은 철저히 외면받는 양극화 현상이 불가피한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택시장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미분양이 소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집값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히 높고 추가적인 하락도 가능한 상황이라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소진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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