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연금 개혁 법안 강행으로 노동계와 야당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 궁지에 몰리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철회 압박에 굴하지 않고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된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을 설득하는 데는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연금 개혁 추진에 후회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이 개혁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드느냐? 그렇지 않다"면서 "그러나 (연금) 재정 균형을 맞출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이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 경제에 과중한 부담을 주는 현행 연금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방법이 없다면서 근로자의 연금 수령 시점(정년)을 현재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 개혁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는 노조 시위대. [사진=블룸버그] |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는 상원에서 넘어온 연금 개혁 법안이 하원에선 과반수 지지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지난 16일 헌법 49조3항의 비상 조치 권한을 이용해 투표를 없이를 이를 입법화했다.
이후 노동단체들은 연일 대규모 장외 반대 집회에 나섰고, 이로인해 정국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인터뷰를 통해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에 나선 셈이다.
그는 연금 개혁 처리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훨씬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기 여론조사와 국가의 총체적 이익 사이에서, 나는 총체적 이익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조합의 합법적 시위와 파업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그동안 어떤 노조도 연금 개혁에 대해 타협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시위대가 자신의 일방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야당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보른 총리를 신임하고 있다면서, 연금 개혁 방안이 올해 연말에는 실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국적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노동조합 단체들은 거세게 반대하며 더 강력한 시위를 예고했다.
프랑스 최대 노조인 프랑스총연맹(CFDT)의 로랑 버거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노조의 대안 제시가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 "거짓말이다!"이라면서 마크롱이 거짓을 꾸며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 노선의 노동총연맹(CGT)의 필립 마르티네즈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백만명의 시위대가 내일 거리로 뛰쳐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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