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감소를 겪었다.
디이차이징(第一財慶) 등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22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449억 5000만 위안(약 28조 3615억원), 순익은 12% 늘어난 1062억 7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매출은 5545억 5000만 위안, 순익은 1882억 4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16% 감소한 것이다.
매출 감소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 규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2년간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단속을 펼치면서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 역시 "중국 기술 기업들은 2020년부터 당국의 압박에 직면해 왔다"며 "이런 가운데 텐센트의 지난해 연간 순익이 16%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텐센트의 작년 4분기 중국 국내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279억 위안에 그쳤다. 다만 같은 기간 해외 게임 매출이 139억 위안으로 5% 증가하면서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올해는 매출과 순익이 모두 다시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몸집 줄이기'를 계속하면서 경영 효율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궈신(國信)증권은 "비용 절감 및 효율 증대 조치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분기별 실적이 둔화하자 인력을 축소했고, 복지 혜택도 삭감했다. 텐센트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10만 8436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35명 줄어들었다.
류츠핑(劉熾平) 텐센트 총재는 "비용 절감 및 효율 증대는 고통스러운 것이다"며 "업무적인 측면에서 텐센트는 더욱 안정적이고 성장의 정상화를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여기 "지난해 원가 절감 및 효율 증대 효과가 괜찮았고, 올해도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장기적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류 총재는 "텐센트는 줄곧 AI 분야에 포진해 있었다"며 "AI 및 거대(언어)모델이 텐센트 모든 사업 성장의 '증폭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텐센트가 현재 챗GPT와 유사한 AI 도구 개발 계획을 진행 중이라면서 "중국어 처리 능력이 뛰어난 거대 모델 개발에서 빠른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류 총재는 밝혔다. 그는 또한 "텐센트는 줄곧 AI 기술을 내부 업무에 응용해 전체 효율을 높여 왔다"며 "머지 않은 미래에 거대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텐센트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614억 위안에 달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의 R&D 투자액만 2056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