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은행권 위기 진정 속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미 주가지수 선물이 상승하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전일 기준으로 저점 대비 20% 반등하며 강세장(불마켓)에 공식 진입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30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 대비 68.25포인트(0.53%) 오른 1만3033.25달러, E-미니 S&P500 선물은 23.25포인트(0.57%) 상승한 4080.75달러에 거래 중이다. E-미니 다우 선물은 203.00포인트(0.62%) 전진한 3만310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고민에 빠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2023.04.14 kwonjiun@newspim.com |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6%(확정치)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잠정치 2.7%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3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연율로 3.2%를 기록했었다.
이에 앞서 발표된 독일의 3월의 물가(잠정치)는 유럽내 국가간 비교를 위한 조화소비자물가지수(HVPI) 기준, 전년 대비 7.8%, 전월 대비로는 1.1% 오르며 로이터 전문 예상치(전년 대비 7.5%, 0.8%)를 상회했다. 다만 직전월(9.3%, 1.0%)에 비해서는 오름세가 둔화했다.
예상보다 높은 독일의 물가 수치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전망도 강화하며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도 올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 혼란에 시장의 최종 금리 전망도 연초에 비해 급격히 낮아졌다. 금리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5월 금리 동결에 나설 가능성(58.7%)을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41.3%) 보다 다소 높게 보고 있다. 또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며 12월에는 기준금리가 4.3%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액티브 트레이드의 피에르 베이렛 기술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투자 심리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며 은행권 혼란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 '피벗(정책 전환)' 기대에 위험 선호 심리가 지지받고 있다"면서 "분기말 주가 지수가 오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금의 반등세는 실질적 (중앙은행의) 조치보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의 정책 행보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경우 시장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보합권에 머무르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소폭 상승 중이다. 현재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8bp(1bp=0.01%포인트) 오른 3.594%, 2년물 금리는 6.4bp 상승한 4.144%를 가리키고 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센예크 투자 전략가는 "연준이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은행이 안정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를 웃돌고 노동시장도 강력하며 연준은 신뢰도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5월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일 나스닥100 지수는 1.9% 오르며 지난해 12월 저점 대비 20% 이상 반등으로 정의되는 강세장 영역에 들어섰다. 연준의 금리 인상 막바지 전망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기술주가 일제히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연말까지 미 증시가 14%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초부터 '회전하는 침체'를 겪었다면서 각기 다른 시기에 경제의 다른 분야 침체를 겪었지만, 그 파장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말 S&P500 지수가 46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종가인 4027.81보다 14% 가량 높은 수준으로 올해 전체로는 20% 상승을 점친 셈이다.
이날도 전일에 이어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재고 관련 전망에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 속에 ▲엔비디아(NVDA) ▲마이크론(MU)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등 반도체 관련주도 일제히 오름세다.
은행주 전염 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진정되며 ▲웨스턴 얼라이언스(WAL, 2.3%↑), ▲팩웨스트 뱅코프(PACW, 3.14%↑) 등 중소형 은행주도 각 2~4% 오르고 있다. ▲SP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 KRE)도 약 1% 가량 전진하고 있다.
다만 미국 최대의 증권사 ▲찰스슈왑(SCHW)의 주가는 개장 전 1% 가까이 하락 중이다. 투자은행 모간 스탠리가 불확실한 실적 전망을 이유로 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다.
모간의 마이클 사이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미 회사의 주가가 올해 30% 내렸지만, 찰스슈왑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이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당장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앞서 28일 블룸버그 통신은 찰스슈왑의 장기 채권 보유와 예금 이탈로 지난해 미실현 손실이 290억달러(37조77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슈왑이 제 2의 SVB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루 뒤인 31일 예정된 미국의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쏠리고 있다.
또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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