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대응에 나섰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2026년 740억달러로 성장 예상
암바렐라 [사진= 업체 홈페이지] |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SoC(System on Chip) 'CV3-AD685'이다. CV3-AD685는 암바렐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엔진(CVflow)을 탑재하고 있으며, 카메라와 레이다를 통해 입력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50억달러(약 56조5000원)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 2026년에는 관련 시장이 740억달러(약 9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지낸 베니 카티비안을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카티비안 부사장은 자율주행 관련 반도체 개발 전문가다. 그는 미국 삼성 법인에서 반도체 칩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삼성오스틴연구센터(SARC)와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의 책임자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서 "오토모티브 부문 고객사와 매출 규모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스마트폰 판매량 뛰어넘을 듯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 필요한 반도체는 약 200개,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업계에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13억대 수준이고 차량 판매량이 8000만대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그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더 많았던 건 당연한 사실"이라며 "이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한 대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 수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보다 커질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형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차량 중에서도 특히 자율주행 기술 레벨이 3을 넘어가면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반도체 칩 기술 수준이 '퀀텀점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더 높은 기술의 관련 칩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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