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이어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잇달아 보석을 신청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보석 신청에 대해 증거인멸 등을 이유로 재판부에 인용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만큼 증거인멸 가능성을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는 전날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재판부에 보석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1년 9월 경 인테리어 업자인 지인 김모 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치고 불태우도록 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대학 동창 박모 씨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대여금고와 직원 차량 등에 숨기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 뿐 아니라 각각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도 앞서 지난 1월 30일과 지난 4일에 보석 신청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차례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 2021년 4~8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차례에 걸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남욱 변호사로부터 총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2.17 mironj19@newspim.com |
이들의 보석 신청은 피고인의 방어권 확보 외에도 구속기한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석방 가능성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판 장기화로 1심 판결이 구속기한 만료 전에 나오지 못할 경우 재판부가 조건부 보석을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구속됐던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다음달이면 구속기한이 만료된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재판은 보석 심문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정 전 실장 재판의 경우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자료를 문제 삼으면서 정 전 실장 측이 문서송부 촉탁을 신청하면서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검찰은 정 전 실장과 김씨에 대해 석방시 추가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만큼 보석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4일 정 전 실장에 대한 2차 공판에서 "핵심공범인 김만배 측과 접촉한 정황이 발견됐고 관련자들의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아 증거인멸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면서 "보석 석방시 도주 우려가 높고 정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가 확인돼 기소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5일 김씨 관련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인테리어 공사업자를 통해 중요 증거인 휴대전화를 불태우라고 교사했다"며 "핵심 참고인인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1억원을 주겠다며 허위 진술 회유를 하고 이성문(전 화천대유 대표)에게 증언 연습을 시키고 12억원을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하는 등 물적·인적 증거를 다양하게 인멸했다"고 반박했다.
또 "이 사건은 구치소 안에 있던 피고인이 이한성(화천대유 공동대표)·최우향(사내이사 겸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에게 범죄수익을 은닉하도록 한 것"이라며 "법원은 지난 2월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증거인멸 우려 뿐만 아니라 도망의 우려도 있다고 했다"고 보석 불허 의견을 냈다.
양측은 보석심문 과정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보석 심문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석방 후 증거인멸 가능성과 도주우려이기도 하다. 또 검찰이 김씨와 정 전 실장의 보석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를 근거로 반대해온 만큼 김씨와 정 전 실장 측에서는 반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전 실장과 김씨의 경우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추가적인 증거인멸 우려를 재판부에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석 심문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증거인멸, 도주우려인데 일부 피고인들은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면서 "검찰 측이 추가 증거인멸 우려와 정황등을 언급하는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들이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을 재판부에 잘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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