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LG전자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두 배 웃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가 작년 4분기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비상대응팀인 '워룸(War-Room)'을 만들어 운영한 것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0조4178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 줄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지만, 작년 1분기 8000억원 가량의 특허수익이 일회성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제시한 전망치인 1조976억원보다 4000억원 가량 많았다.
1분기 경기 침체 상황에 가전이나 TV 수요가 크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LG전자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와 오퍼레이션 방식을 바꾼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워룸에 대해 "경기불황 장기화에도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라며 "워룸은 각종 비효율을 제거하고 동시에 근본적인 사업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룸'은 배두용 CFO(대표이사 부사장) 산하에 있는 팀으로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황이 장기화되더라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LG전자가 기존에 하고 있던 TV나 가전 등과 같은 메인 사업군이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워룸'에선 전장사업이나 기업간 거래(B2B)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콘텐츠·서빗, 솔루션 등 하드웨어가 아닌 사업들과 온라인브랜드샵(OBS) 등의 성장에 보다 집중해 사업구조 고도화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4분기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한 물류비 역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안정과 웹OS 플랫폼을 앞세운 하드웨어가 아닌 영역의 성장에 힘입어 TV사업을 하는 HE 사업부 역시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이어졌던 적자를 극복하고 올해 1분기엔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여진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실적개선세가 2분기부터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9조6794억원, 영업이익 88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 늘고 영업이익은 11% 늘 것으로 점쳐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실적 개선 요인 중에는 물류비나 원재료,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면서 "가전이 기대 이상 수익을 이끌어주고 있고 자동차 부품도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2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긍정적인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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