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신세계그룹의 와인수입사인 신세계L&B의 작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금양인터내셔날, 나라셀라 등 주요 와인수입사들도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특수로 고속성장을 이루던 와인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L&B(신세계엘앤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까지 연 30% 이상의 매출액 신장률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억으로 지난해 212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3.04.12 romeok@newspim.com |
이익감소의 주요 요인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비용 증가다. 환율과 물류비가 크게 오른데다 현지 와인 제조사들도 납품 가격을 올리는 등 전반적인 비용이 늘면서 자연히 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도 크게 뛰었다. 관련해 지난해 신세계엘앤비의 기타비용과 금융비용은 각각 전년 대비 144%, 62% 늘었다.
여타 와인수입사들도 지난해 이익이 줄었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줄어든 18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나라셀라는 영업이익 6.6% 줄어든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영FB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모두 매출액은 늘었지만 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와인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엔데믹 전환 이후 홈술 트렌드가 꺾이면서 와인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와인 가격이 오른데다 고가 와인 라인업도 크게 늘면서 전반적인 매출은 늘었지만 사실상 수입량은 사실상 줄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소주, 맥주는 엔데믹 전환 이후 회복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와인과 함께 떠올랐던 위스키의 경우도 하이볼 열풍이 불면서 최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홈술 대표 주종이었던 와인이 소주, 맥주, 위스키에 밀려 고전한 셈이다.
와인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업체들도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제주 위스키', '탐라 위스키' 등 위스키 브랜드를 상표 등록하는 등 위스키 사업 진출을 알렸으며 우창균 신세계엘앤비 대표는 최근 "내년에 증류식 소주를 소주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홈술 트렌드가 주춤하면서 와인 수요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와인 사업에 집중하되 새로운 주종 확대 등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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