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참가자의 일부는 은행 혼란에 따른 여파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결국 인플레이션이 최우선 과제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예상치 못한 복잡한 논쟁에 휘말렸지만 결국 금리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2022.12.31 [사진=블룸버그] |
의사록은 "몇몇 참가자들은 금융 섹터의 상황이 대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3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한 지 여부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을 보였던 위원들조차 당국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취한 조치가 "은행권 혼란을 진정시키고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단기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금융 부문을 둘러싼 새로운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의사록은 "참가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물가 안정 목표(2%)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만큼 충분한 속도로 인플레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회의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은행권 혼란이 없었다면 50bp 인상도 고려했을 것이라 언급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 시장이 너무 타이트하다고 봤으며, 그 결과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진=블룸버그통신] |
연준은 지난달 21~22일 열린 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2007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당초 연준이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다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SVB 파산 이후 금리 인상이 금융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또 3월 FOMC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은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뺐으며 대신 '일부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부 위원이 정책 동결을 고려했다는 3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5월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이 다소 후퇴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의사록 발표 전 약 70%에 이르던 5월 25bp 인상 전망은 의사록 공개 후 약 68% 수준으로 소폭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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