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LVMH그룹과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화장품 편집숍이 올리브영의 독주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세포라의 한국 법인인 세포라코리아는 2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시코르는 목표 매출을 달성하는 게 불확실해졌다.
지난달 폐점한 세포라 IFC몰점.[사진=노연경 기자] |
2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세포라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IFC몰 안에 있던 IFC몰점을 폐점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있던 2호점 폐점 이후 약 1년 만이다.
2019년 한국에 진출한 세포라는 매장 수를 총 15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점한 만큼 폐점한 탓에 총 매장 수는 5개에 머물고 있다.
매장 수가 늘지 않으면서 매출도 제자리 걸음이다. 작년 세포라코리아의 매출은 전년(124억원) 대비 10.5% 증가한 137억원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145억원에서 176억원으로 21.4% 늘었다.
매출보다 적자가 더 많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세포라코리아의 자본총계는 -299억원으로 2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는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99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2년 만에 철수했고, 이후 2008년 홍콩에 진출했지만 또 다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한국은 2019년 말 진출 이후 곧바로 코로나19 타격을 입으며 매장 확대 계획 등이 불가피하게 수정됐다.
시코르 매장 [사진=신세계] |
한국의 세포라로 불리는 시코르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코르는 2019년 말 론칭 3년 만에 30호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장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시코르 마산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현재 시코르 홈페이지 기준 매장 수는 총 21개로 2019년 당시보다 10개가량이 줄었다.
이후 시코르는 2021년 온라인 플랫폼인 시코르닷컴에 입점 브랜드를 늘리며 온라인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시 2024년까지 매출 1500억원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목표 매출액 달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목표 매출은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모든 유통 채널이 소비심리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디지털 가속화와 함께 오프라인 신규 출점도 병행하고 있다. 곧 스타필드 안성에 신규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포라와 시코르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올리브영은 화장품 편집숍 1등 굳히기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지난 3년 동안에도 올리브영 매장 수는 꾸준히 증가해 작년 기준 1298개로 늘어났다.
올리브영의 작년 매출은 전년(2조1192억원) 대비 31.2% 증가한 2조7809억원으로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378억원에서 2714억원으로으로 97%나 증가했다.
화장품 편집숍 시장 독식에 성공한 올리브영은 시기를 봐 상장 재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에 상장 추진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