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우리나라 대표 관문이자 동북아 허브인 인천국제공항에서 향후 10년간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가 가려졌다.
사업자 선정 결과 세계 2위이자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국내 면세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공항과 시내·온라인면세점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26~27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오는 7월부터 10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결정했다.
대형 면세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사업권은 모두 5개 구역(DF1~5)으로 나눠져 있다. DF1~2는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DF3~4는 패션·액세서리·부티크를, DF5는 부티크 매장이다.
심사 결과 호텔신라가 1,3구역을, 신세계디에프가 2,4구역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5구역을 각각 차지했다.
이에 따라 세계 2위이자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오는 6월이면 22년만에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떠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월 입찰 당시에도 다섯 구역 모두 입찰한 신라나 신세계와 달리 1,2,5구역에만 전략 입찰했다. 써낸 가격대도 낮아 지난달 인천공항이 발표한 복수사업자에서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 일찌감치 철수가 확정됐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물갈이된 롯데 호텔군 경영진이 올해 회사 경영 방침을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8년 과도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일부 매장을 자진 철수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인천공항이 요구하는 임대료는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임대료 산정방식은 '고정임대료'에서 '여객수연동' 방식으로 바뀌었다. 여객 수에 연동해 임대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여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비싼 고정임대료를 내야했던 과거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다.
다만 여객 수가 늘었다고 해서 반드시 면세점 매출이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마냥 낙관저긴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이번 입찰에서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물량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신라와 신세계가 최소 입찰가 대비 170%까지 써낸 임대료 부담도 변수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가 국내 면세점 업계 판도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높다. 롯데와 신라의 면세점 매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매출액 차이는 6969억원. 지난 2021년엔 3687억원까지 좁혀진 바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매출은 총 3조원 수준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 내외다. 롯데면세점 측은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호주 멜버른 공항점을 비롯해 상반기 오픈 예정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등 해외 면세점 사업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 멜버른 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성공해 오는 6월부터 10년간 면세점을 운영한다. 롯데면세점 글로벌 공항사업장 중 창이공항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로, 향후 연 매출을 3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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