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을 낚시용 칼로 6차례 찔러 살해한 피고인의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앞서 수십회의 형사처벌을 받았고 살인미수로 5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3년여 만에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저질러 살인에 이르게 된 점을 고려해 형량을 늘린 원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부 모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부씨는 지난해 7월 제주시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지인 A씨(64)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자신을 훈계하며 함부로 말하는 등 건방지게 군다고 생각해 A씨와 시비가 붙었다.
이에 부씨는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뒤 편의점으로부터 90m 떨어진 본인의 집에서 낚시용 칼을 가지고 와 A씨의 좌측 경부·흉부를 6차례 찔러 살해했다.
법원에 따르면 부씨는 1974년부터 이 사건을 저지르기까지 다수의 폭력범죄 등으로 징역형의 실형 10여회를 받는 등 수십회에 걸친 형사처벌 전력이 있고, 수용 기간에도 수차례에 걸쳐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특히 부씨는 2014년에 지인과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하게 되자 격분해 그를 낚시용 칼로 1회 찔러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쳐 징역 5년의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부씨가 출소한 지 3년5개월 만에 저지른 것이다.
부씨는 A씨를 살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죄에서 고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자기의 행위로 인해 타인의 사망을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식칼의 길이와 형태 등에 비춰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흉기에 해당하고, 그와 같은 흉기로 사람의 목과 좌측 흉부를 찌를 경우 사망할 수 있음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며 "부씨가 A씨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2심은 양형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부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씨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등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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