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가 베트남 등남아시아에서 호실적을 내는 반면 중국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각종 규제 등으로 중국 내 보험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장률이 크게 후퇴한 영향이 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를 통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코리안리 등의 중국 법인 2022년 당기순이익은 2021년과 비교해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KB손해보험 중국 법인 순이익은 2021년 20억원에서 2022년 10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중국 법인 순이익은 약 223억원에서 약 124억원으로 44% 줄었다. 삼성생명 같은 경우는 2021년 인식한 이월결손금 공제 효과분 반환 등 이월결손금 공제 재전망에 따라 법인세 비용이 늘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코리안리 중국 법인 순이익은 10억2200만원에서 11억31000만원으로 1억여원 증가에 그쳤다. 2021년 순이익 139억4800만원을 냈던 삼성화재중국법인은 중국 IT 기업 텐센트와 손을 잡고 지난해 현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현지 합작법인 지난해 순이익은 182억6600만원이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를 한 점이 보험사 현지 법인 실적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코로나19 공존으로 전환하는 주요국과 달리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며 상하이 등 코로나 확진자 발생 지역을 봉쇄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5.08 ace@newspim.com |
이 조치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및 중국 정부 세수 감소 등 현지 기업 환경을 악화시켰다. 6%를 넘었던 중국 경제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2%로 주저앉았다. 경제성장률은 2021년 8.1%로 회복했으나 지난해 3.0%로 떨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위축된 점이 현지 법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원수보험료는 꾸준히 늘고 있고 올해 성장률 정상화 시 전년도 대비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중국 지점은 매출은 늘지만 손해율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등은 소폭 증가 또는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달리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현지 법인은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인도네시아법인은 순이익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순이익은 2021년 약 79억원에서 2022년 277억원으로 248%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현지 영업을 개시한 신한라이프 현지 법인은 초기 투자 비용 발생 등으로 41억68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가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진단하며 정부가 현지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일부 보험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다"며 "해외 보험시장 공정 경쟁을 위한 규제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현지 금윤당국에 규제 필요성 전달 등 현지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