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10일 "벤처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부족한 것은 관치화된 금융"이라며 "금융이 융자에서 투자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벤처 투자 감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처럼 정책금융에 의존하는 벤처·스타트업은 더욱 심각하다"고 짚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 심의위원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3.24 leehs@newspim.com |
그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시작해서 선진국 문턱에 오르는 동안 소위 재벌 중심의 제조 경쟁력으로 승부했는데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재벌도 벤처·스타트업 형태로 변화하지 않고서는 국제 경쟁이 쉽지 않고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벤처·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벤처·스타트업 육성이 우리 경제가 처한 저성장 국면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고 세계 선진국들과의 과학기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R&D(연구·개발) 자금 지원이 세계 1위라고 자랑하는데 사실은 70~80%가 정책 지원금"이라며 "이런 추세 속에 정부가 지난 4월 총 10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재정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큰 결단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회도 지난달 비상장 벤처 창업주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M&A(인수합병)와 세컨더리 벤처펀드의 신규투자의무를 폐지하고 벤처기업법을 일몰법에서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 근본적이고 제도적 뒷받침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벤처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부족한 것은 금융이 관치화돼 있는 것"이라며 "금융이 융자에서 투자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베스트먼트 뱅크에 종사하는 2/3이 엔지니어"라며 "과학기술을 알고 세계 기술시장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금융기관을 신뢰하고 금융기관이 주선하는 M&A에 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융의 은행, 증권 등 전통적인 역할도 중요하지만 벤처 육성을 위해 중요한 건 벤처투자펀드"라며 "우리나라는 초기단계의 벤처투자가 아주 부족하다.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자금을 어떻게 넣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벤처투자시장은 정책금융비중이 높다"며 "민간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정책형 펀드에 투자된 경우가 많아서 순수한 민간 투자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전통 금융의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이 벤처투자 출자한도를 자기자본의 0.5%에서 1%확대 ▲은행이 비금융회사에도 출자할수 있는 기반 강화를 위한 금산분리 합리화 ▲비상장 벤처 주식에 투자하는 집합투자기구를 마련하는 BDC제도 등을 제안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불필요한 규제,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데 장애가 되는 규제를 철폐하고 신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며 "코스닥 시장에서도관련된 분야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대한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윤 회장은 "모태펀드 예산 증액으로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마중물로서의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국회 산자중기위・정무위・과방위・기재위 수석전문위원,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홍원호 SV 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협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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