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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맡아줄게"...제자 유학비 가로챈 50대 외국인 교수 2심서 감형

기사등록 : 2023-05-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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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학생 제자가 유학 계획을 말하자 자신에게 통장을 맡기고 돈을 모으라고 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쓴 외국인 교수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12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손현찬)는 항소심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교수 A(53·여)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전지방법원 전경. [사진=뉴스핌 DB]

A씨는 지난 2013년 12월 충남 천안 소재 한 대학교에서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인 B씨가 미국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말을 하자 "휴학하고 일을 해서 돈을 모으면 유학 자금으로 쓰고 비자 등 관련 일도 도와주겠다"며 학업을 중단하고 통장을 맡기라고 제안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B씨는 지난 2014년 2월 중순부터 2015년 12월 말까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에서 근무해 받은 급여 3900만원 상당을 28회에 걸쳐 송금했으나 A씨가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로부터 받은 금액을 채무 변제 및 양녀 유학비용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대학을 휴학하면서 모은 돈을 피고인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믿기 어렵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유학을 준비하려고 도움을 청한 제자에게 돈을 편취해 죄질이 나쁘지만 2500만원 상당을 변제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미국 유학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통장을 맡았고, 이 통장에서 출금된 돈은 빌린 것으로 나중에 갚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기망해 금전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 사기 혐의가 아닌 횡령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며 "피해자로부터 통장 등을 받아 보관한 점은 양측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를 기망해 통장 등을 편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와 합의에 따라 통장을 맡아둔 점 등으로 볼 때 적극적인 기망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사기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2심 판결에도 불복한 A씨는 상고장을 제출했다.

jongwon345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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