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융당국이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전환 할인 연장을 검토하지만 보험사는 추가 연장 효과에 의문을 표한다. 지금까지 2차례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연장했지만 4세대 실손보험 비중은 5%대에 그치는 등 4세대로 전환이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보험사는 보험 가입자가 1~3세대 실손보험을 4세대로 전환했을 때 1년 동안 보험료 50%를 깎아주는 방안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보험료 할인 혜택은 오는 6월 종료 예정이나 이를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손보험은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3997만명이 가입했다. 실손보험은 가입 및 보장 내용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금융당국은 보험료를 낮출 뿐 아니라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기존 실손보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2021년 7월 4세대 상품을 내놨다. 상대적으로 병원에 덜 가는 사람 부담을 줄인 반면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게 4세대 특징이다. 금융당국은 4세대 상품 가입 및 기존 상품에서 갈아타기를 유도하기 위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보험료 반값 할인에도 4세대 전환 속도는 더디다. 지난해말 기준 4세대 상품 비중은 5.8%다. 1년 전(1.5%)과 비교해 4.3%포인트 증가했다. 실손보험 비중은 지난해 말 1세대 20.5%, 2세대 4.78%, 3세대 23.9% 등이다.
실손의료보험 비교화면 [사진=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
보험사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연장해도 4세대 전환 수요는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4세대 상품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1~3세대와 비교해 4세대 보험료가 10~70% 저렴한 반면 의료비에서 가입자가 부담하는 비율(자기부담률)은 높아졌다. 기존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0%로 보험사가 치료비 전액을 보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4세대는 진료비 70~80%까지만 보장한다. 나머지 20~30%는 보험 가입자가 내야 한다.
당장 매달 내는 보험료를 줄여 현재 부담은 감소할 수 있으나 미래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50%만 내는 보험료도 1년 후에는 원상 복귀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은 보험료를 적게 내고 진료비 전액과 같이 많이 보장받기를 원할텐데 4세대에서는 자기부담률이 높아졌다"며 "1세대 상품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 할인을 2차례 연장해서 4세대로 전환할 사람은 거의 전환했을 것"이라며 추가 연장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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