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과거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에서 재선되지 않기를 바라라고 말한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을 문제 삼으며 누구 편인지 따져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의 9차 공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3.05.04 hwang@newspim.com |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안 만들어주면 이재명 시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2년 기다려서 재선되지 않기를 바라거나 6년을 더 기다리라고 남 변호사에게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를 설득하기 위해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시장은 절대 말 듣지 않는다', '공사를 설립해서 주도권을 가져오자'는 말을 했는데 이 진술을 보면 증인은 이 대표 편이 아니라 남 변호사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답답한 말씀을 한다"며 "이 시장이 1공단 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영이든 결합이든 개발이 필요하고 그걸 하려면 공사가 설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재차 "남 변호사를 위해 이 시장이 낙선되기를 원했거나 적어도 낙선이 해결책이라 생각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제가 이재명 씨 덕에 성남시설관리공단에 있고 2013년에는 (공사) 본부장으로 들어가는데 왜 남 변호사 때문에 (그렇게 하겠느냐)"며 "질문 같지도 않아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가 당시 이 대표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주민들을 통해 반감 세력을 키우는 노력을 저지하기 위해 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별개로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주도권을 행사하려고 합의했느냐'는 질문에도 "주도권을 내가 잡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시장 뜻대로 가는 거고 이 시장 뜻을 관철하면서 사태가 나빠지지 않게 만드는 게 참모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지병(고혈압)으로 인해 장시간 증언이 어렵다고 호소했고 재판부는 오는 16일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로부터 사업 청탁 명목으로 7차례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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