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멸종위기종인 대왕고래가 매일 먹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1000만개, 최대43.6㎏에 달한다고 합니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입니다. 최근 수십 년간 바다 속 플라스틱 농도가 높아지면서 해양생물이 고통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 썩는 시간은 재질에 따라 수십 년에서 수백 년까지 걸리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바이오 소재인 PHA(Polyhydroxyalkanoate)를 CJ제일제당이 생산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PHA는 옥수수, 사탕수수, 카사바 등 식물성 미생물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바이오 기반 생분해 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신하면서 토양, 해양 등 자연환경에서는 생분해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PHA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CJ제일제당, 대니머 사이언티픽(미국), 카네카(일본) 3곳에 불과합니다. 특히 비결정형 aPHA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CJ제일제당만 만들 수 있습니다. 고무와 비슷한 물성을 지녀 포장재나 비닐봉투 등 변형의 폭이 넓은 성분입니다.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 [사진=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PHA는 'PHACT(팩트)라는 브랜드로 각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 설립한 바이오공장에서 PHA생산을 본격화했습니다. 현재 PHA의 연간 생산규모는 5000t(톤)입니다. 2025년까지 생산 규모 연간 6만 5000천톤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실제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PHA를 비롯한 생분해 소재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은 수년 내 기존 포장재를 생분해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조원에서 2025년 약 16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CJ제일제당 'PHACT'의 활용처도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PHA와 PLA(산업 생분해)를 섞은 컴파운딩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고 이를 '웨이크메이크 워터벨벳 비건 쿠션'에 적용했습니다. 또 올 초 바닐라코와 협업해 생분해 용기를 적용한 화장품을 선보였습니다. 유한킴벌리를 비롯해 호텔 체인 아코르(ACCOR),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BANILACO)'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생분해 소재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화장품 및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식품포장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CJ제일제당의 aPHA는 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식품접촉물질(FCS)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추후 CJ제일제당의 PHACT가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포장재로 활용되는 날도 머지않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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