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LG디스플레이의 직원 사망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과중한 업무 부담이 원인이 됐단 이야기가 확산되자 회사측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직원 사망을 계기로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직원들 사이엔 회사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직원 사망과 관련해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적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 수습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임직원 이메일을 통해 "사외이사진 주도로 독립적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면서 "내부 상황을 명확하게 진단해 문제점을 찾고 근본적인 해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대책위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
전날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9일 한강에서 LG디스플레이 팀장급 직원인 40대 A씨가 숨진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익명 커뮤니티 앱을 중심으로 A씨의 사망 원인이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주장이 일파만파 파졌다. 특히 커뮤니티 앱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회사나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재무·전략 전문가로 알려진 정 사장은 2007년부터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2019년 9월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정 사장은 지난 3월,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정 사장이 연임될 당시 LG디스플레이는 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에 정 사장이 실적에 책임을 지고 나갈 지 오히려 풍부한 재무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위기 극복을 위한 구원투수로 유임될 지 관심이 쏠렸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들은 대외 경영 여건이 좋으면 CEO나 임원들을 부담 없이 변경할 수 있지만, 유임 당시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된 상황이었고, 대외환경과 경영여건이 불확실해 경영진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 사장이 유임된 이후 올해도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지난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나갔다. 이에 정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업 구조재편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직원사망과 관련해 "아직 정확히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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