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생성형 AI 챗봇 '챗GPT'를 세상에 내놓은 지 30일로 반년을 맞이했다.
마치 사람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질문을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챗GPT의 뛰어난 기능에 세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야말로 기술 혁명이라고 부를만한 사건으로 평가받으며, 업계의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챗GPT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속도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 월간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사이트 방문
UBS증권에 따르면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공개 이후 5일 만에 100만명이 이용했고, 불과 2개월 만에 월간 이용자수가 1억명에 달했다.
노트북 PC에 켜져 있는 오픈AI 챗GPT 홈페이지. [사진=블룸버그] |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이용자수 1억명에 도달하는데 9개월, 인스타그램이 28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한 속도다.
인터넷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4월 챗GPT 사이트의 방문자수는 9억명에 달했다. 전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이 사이트를 방문했다는 얘기다. 방문자수는 동일 단말기 기준 1일 1회로 집계했다.
◆ 전 세계 GDP 7조달러 증가 효과
챗GPT는 생산성 향상에도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비즈니스에 대한 활용을 통해 생성형 AI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약 7조달러(약 9230조원)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AI로의 업무 대체가 진행될수록 더욱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영향은 선진국일수록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 미국·유럽 기업, 컨콜에서 AI 1597회 언급
AI 개발에 주력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은 물론 기업 경영자나 시장 관계자 사이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에 대해 모두 1597회나 언급했다. AI 활용이 기업 경영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 전 세계 고용의 18% AI로 대체
골드만삭스는 풀타임 고용으로 환산해 전 세계 노동의 18%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최대 3억개의 풀타임 일자리가 증발하거나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에선 사무나 법무 등 이른바 '화이트칼라' 직종을 중심으로 약 25%가 AI에 의해 자동화될 수 있다.
특히 행정과 법률 분야가 타격이 크다. 행정직 46%, 법률직 44%가 향후 AI에 대체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의 절반 정도가 AI 기술을 도입할 경우 향후 10년 간 미국의 노동생산성을 매년 약 1.5%포인트씩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진료실 책상에 놓인 청진기.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블룸버그] |
◆ 의사·회계사 시험도 '척척'
챗GPT는 각종 시험에서도 높은 정답률을 보인다.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AI의 최신 언어모델 'GPT-4'에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 문제를 풀게 했더니 무려 90% 이상의 정답률을 보였다. 일본의 의사국가시험에서도 약 80%의 정답률을 보였다.
임상진단 능력도 탁월하다.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챗봇에 출제한 아이잭 코핸 박사는 GPT-4에 신생아 환자의 호르몬 수치와 초음파 검사 결과 등 검진 기록을 제시했더니 발병률이 10만분의 1로 희귀질환인 '선천성부신과형성'을 완벽히 진단해냈다.
가장 최근에는 GPT-4가 공인회계사시험(CPA)을 85.1%란 높은 평균 점수로 합격했다는 소식이다. 이전 언어 모델인 GPT-3.5는 평균 53.1점으로 낙제했었다.
이밖에 챗GPT는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석사(MBA) 기말시험에서 B 학점을 받았고, 미국 모의 변호사 시험에서는 전체 상위 10%의 성적을 거두는 등 여러 전문직 시험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