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이 일본 현지에서 방사성 핵종 제거 설비(ALPS) 입출구 농도 로데이터(원자료) 4년치를 확보했다.
ALPS로 오염수를 정화했을 때 방사성 물질 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찰단은 다만 삼중수소 농도 확인을 위한 시료 채취는 당초 설명대로 하지 않았다.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앞서 5박6일간 진행된 현지 시찰 주요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 다핵종제거설비 성능 검증 위한 원자료 확보…정밀 분석 예정
시찰단은 현지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핵심 주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처리 후 오염수 측정·확인 시설인 K4탱크군, K4탱크에서 나온 오염수를 이송하는 이송설비, 희석설비, 방출설비, 중앙감시제어실, 화학분석동 등을 점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등 일본 현지에서 진행한 현장시찰단 주요활동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31 yooksa@newspim.com |
ALPS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핵종(삼중수소 등 제외)을 제거하기 위한 설비다. 시찰단은 방사성핵종 제거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연 1회 수행된 ALPS 입출구 농도분석 결과(2019~2022년) 원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원데이터가 도쿄전력이 실제로 공개하는 데이터와 일치하는지 정밀 비교분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통해 ALPS의 성능을 확인할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신뢰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데이터를 만드는 시스템에 대한 추가 자료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K4탱크군은 방류 전 삼중수소 외 방사성핵종의 농도를 측정해 배출기준 만족여부를 확인하는 설비로, 시찰단은 시료의 대표성을 위한 균질화 설비에 대해 중점 점검했다.
이송설비는 삼중수소 외 배출기준을 만족하는 오염수를 K4탱크군에서 희석설비로 이송하는 설비다. 시찰단은 오염수에 문제가 생긴 것을 조기에 감지하기 위한 방사선감시기 2대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시찰을 통해 주요 설비들이 설계도 대로 현장에 설치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상 상황 시 오염수 방출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주요 설비 성능의 적정성과 장기운전 가능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밀분석과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시찰단 시료 채취는 안 해…IAEA 확증 모니터링 교차 분석으로 가능
시찰단은 현장에서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지 못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증에 한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재 확증 모니터링 프로그램(Corroboration Program)을 진행하고 있다"며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서 권위 있는 기관들에 맡겨 교차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AEA 모니터링에는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료=국무조정실] 2023.05.31 dream78@newspim.com |
유 위원장은 "이번 시찰에서 우리가 요구한 자료를 일본 측이 거부한 것은 없다"면서 "다만 영업기밀이나 자산에 해당하는 부분은 어느 나라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데 이 부분은 현장에서 열람을 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정밀한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을 진행한 뒤 추후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유 위원장은 발표 시기에 대해 "추가로 요청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언제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분석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 위원장을 포함해 시찰단 21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정구영 KINS 원자력안전본부장, 김대지 KINS 환경방사능평가실장, 김성일 KINS 방사선·폐기물평가실 책임연구원, 김선혜 KINS 기계·재료평가실 책임연구원, 김석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환경연구부 책임연구원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사고 원전에서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하는 등 다량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ALPS를 통해 정화해 지금까지 저장탱크(1068개)에 보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원전부지 내 저장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올 여름부터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IAEA가 지난 2021년 7월 11개국 전문가로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검증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는 내달 말 종합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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