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단기 가격조정에 집중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엔비디아가 반도체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을 예상하는 것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로 나타났다. 지난 5월2일부터 6월1일 사이 5829만달러(약 764억원)를 순매수했다. 이 ETF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의 3배를 따라가는 금융상품으로 지수 하락 시 수익을 얻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하루 동안 1% 하락하면 3%의 수익률이 난다.
지난 달 31일 CNBC는 단기간 지나친 주가 폭등 때문에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 모두 엔비디아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기술 전략가 댄 완트로브스키는 (상승장에서 얼마나 많은 종목이 같이 뛰는지를 보여주는) 시장 폭(market breadth)이나 전반적인 시장 참여의 부재 등을 감안했을 때 엔비디아 주가의 단기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리트홀츠 자산운용의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보유 엔비디아 주식의 25%를 매도했다면서, 2015년 처음 매수 가격이 20달러대로 10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06.02 hkj77@hanmail.net |
두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고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기를 모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불(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로, 2563만달러(336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극에 달했던 지난주 9751만달러(1279억원)어치나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투자 열풍이 가라앉았다.
이 채권 ETF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할 경우, ETF의 수익률은 상승한다. 이는 서학개미들의 금리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이후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세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은 미국의 대표적인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JEPI(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로 순매수 규모가 1825만달러(239억원)이다. JEPI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 ETF다. 연간 10%대의 분배금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고배당 ETF로 불린다. 특히 매월 분배금을 나눠주는 월배당형 ETF이기 때문에 단기 투자자들에게 특히 관심을 받는다.
이 밖에도 ▲ 월 배당 리츠인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 CORP) ▲ 20년 만기 미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금 에쿼티(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 DIREXION DAILY SP BIOTECH BULL 3X SHS ETF ▲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 AXS 1.25X NVDA BEAR DAILY ETF 등이 순매수 10위안에 올랐다. 개별종목으로는 제약회사 화이자(PFIZER INC)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 기사 본문에 인용된 통계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 목요일까지(미국 현지시각 기준 5거래일) 집계된 수치입니다. 보다 자세한 통계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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