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원이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액수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소장과 동일하게 4895억원으로 바꾸는 검찰의 공소장변경 요청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96차 공판을 열고 "대장동 배임 관련 검찰의 공소장변경 신청을 허가하겠다" 밝혔다.
[서울=뉴스핌]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왼쪽부터) [사진=뉴스핌DB] |
검찰은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대장동 일당의 배임액을 기존 최소 651억원에서 4895억원으로 바꾸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검찰이 이 대표를 대장동 배임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배임액을 4895억원으로 특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김씨 등 민간업자의 공범으로 적시하고 대장동 본류 재판에서도 동일한 배임액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3개 재판부가 각각 심리하고 있는 대장동 배임 재판과 관련해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에서 절차 진행에 대한 검찰과 각 피고인들의 의견을 받아 검토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3개 재판부로 나눠져 있는 관련 사건들을 어떻게 진행할지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 사건은 같은 법원 23부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배임 사건은 33부가 맡고 있다.
재판부는 또 "기존 업무상배임 사건의 공소장변경에 따라 추가로 증거조사 해야 할 부분이 특정돼야 하고 검찰의 이해충돌방지법 사건 병합 요구에 대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난감하다"며 고심을 드러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기존 배임 사건은 1년6개월 이상 진행했고 바뀐 공소장으로 증인신문을 다시 해야 하는 등 2년 내에 끝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면서도 "피고인 입장에서는 하나의 형을 선고받는 게 유리한 입장"이라며 병합을 요청했다.
유 전 본부장 측도 "이 사건과 관련해 한꺼번에 확실하게 끝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라며 병합에 찬성했다.
반면 김씨 측은 "병합은 신속한 심리를 저해하고 검찰이 이해충돌방지법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배임 증거로 쓰겠다는 것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며 반대했다. 정 변호사와 정 회계사 측도 기존 배임 사건을 먼저 심리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병합 여부와 관련해 추가로 검토해보겠다"며 오는 23일 다음 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이들은 화천대유 등 대장동 민간업체에 최소 651억원에 이르는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1176억원 상당의 시행이익을 몰아주고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2021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대장동 사업 진행 과정에서 성남시 내부정보 등을 이용해 788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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