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 고급 브랜드와의 공동마케팅 확대를 통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사 프리미엄 TV의 성능보다 고급 기술·콘텐츠 및 디자인과의 연계 능력에 초점을 맞춰 구매력이 높은 북미와 유럽, 중동 지역에서 공동마케팅 사업을 늘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5성급 호텔 '니키 비치 리조트'와 협업해 리조트내에 프리미엄 맨션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맨션의 거실에 대표 프리미엄 TV인 98형 Neo QLED 4K를 설치해 방문객에 초대형 스크린 경험을 제공했다. 8K&스마트싱스 존에는 85형 Neo QLED 8K를 통해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 청소기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싱스 시나리오도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는 자동화 기술 업체 ABB와 스마트 조명 브랜드 필립스 휴, 스마트 보안 서비스 아마존링 등과 콘텐츠 파트너십을 맺고 중동에서 프리미엄 TV를 통한 삼성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스핌DB] |
LG전자도 프리미엄 디자인 가구 브랜드 모오이(Moooi)와 협력해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의 모오이 매장에 OLED 오브제컬렉션 포제 등을 전시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모오이의 5가지 디자인·컬러 패턴을 적용한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OLED 오브제컬렉션 이젤 등 OLED TV 시리즈를 활용해 대체불가토큰(NFT) 예술 작품을 공개했다. 또 디지털 아티스트와 협업해 OLED TV의 가상현실(VR), 3D 렌더링 등 최신 기술을 홍보했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스핌DB] |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의 해외 공동마케팅에 대해 고금리·고물가 등 최근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해외 소비자들에 집중해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이어진 고금리 등으로 세계 소비자들의 부채와 이자가 늘어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오히려 프리미엄 제품들이 잘 팔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LG전자는 구매력이 높은 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VVIP 등 고소득 소비자들은 이제는 TV의 성능보다는 디자인 및 다른 콘텐츠와의 연계성 등 다양한 기능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삼성·LG전자의 해외 공동마케팅에 대해서는 "최근 중저가 TV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기업의 확장세를 막기 위해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기술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TV 제조업체 3곳의 세계 시장 출하 점유율은 29.6%에 달한다. 현재 TV 출하량 기준 세계 상위 5개 기업 중 3곳이 중국 기업이다.
김 교수는 "여전히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북미와 유럽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들 지역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서 매출 31조7425억원을 올렸다. 이는 2021년보다 9.1%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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