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컬리가 분기보고서를 처음으로 공시했다. 비상장사라 그간 분기보고서 공시 의무가 없었지만, 상장 준비 소식이 알려지며 주주가 500명을 초과해 올해 1분기부터 분기별 공시 의무가 생겼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판매관리비를 줄인 컬리는 1분기 영업적자를 전년 대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뷰티컬리' 론칭에도 불구하고 내식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마켓컬리 로고.[사진=컬리] |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1분기 영업적자는 515억원에서 305억원으로 40.7% 줄었다.
고정비가 많이 드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하는 컬리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연간 영업적자가 계속 확대됐다.
올 1분기 컬리의 영업적자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가 줄고, 물류센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회계상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상장 시점이 불투명해진 컬리는 올 1분기부터 고정비로 들어가던 인건비와 포장비를 확 줄였다.
컬리는 작년 1분기 580억원을 급여 항목으로 지급했지만, 올 1분기에는 이보다 100억원가량 감소한 492억원을 지출했다. 정규직 인원은 늘었지만, 물류 일용직 효율화를 통해 인건비를 줄였다는 게 컬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포장비 역시 165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컬리의 올해 1분기 판관비는 작년 1분기(1924억원) 대비 117억원 감소했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외부 전경. [사진=컬리] |
여기에 컬리가 장지 물류센터를 닫고, 평택 물류센터를 가동하는 '과도기' 과정에서 물류센터 관련 비용이 회계상 제외되면서 영업 외 수익이 증가했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기존에 서울과 수도권 새벽배송을 담당했던 송파구의 장지 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장지 물류센터와 함께 '송파 물류 클러스터'로 묶였던 화도와 죽전 물류센터도 닫는다.
그간 장지 물류센터에서 담당했던 물량은 지난달부터 테스트 가동에 들어간 평택 물류센터에서 맡는다. 컬리는 기존 최대 규모였던 김포 물류센터보다 2배 넓은 평택 물류센터를 지었다.
지난 1월 상장 연기를 결정한 컬리는 자동화 설비가 더 많이 갖춰져 있는 평택 물류센터 가동을 통해 물류 비용을 효율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컬리가 이처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동안 적자보다 더 큰 폭으로 늘던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컬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96억원으로 작년 1분기(5127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컬리는 작년 11월 뷰티 버티컬 서비스인 '뷰티컬리'를 공식 론칭하며 취급 품목을 확대했지만, 기저효과와 내식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비용 관리에 노력을 들인 결과 영업손실을 감소하는데 성공했다"라며 "앞으로도 수익성은 개선하고 매출은 성장할 수 있는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