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경제의 회복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을 놓고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만큼 LPR 인하와 같은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강하진 않더라도 회복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LPR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LPR 인하 관측을 키운 것은 7일 발표된 5월 수출입 지표다. 수입과 수출 모두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외 수요 부족이 중국 경제 회복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했다.
공상(工商)은행 등 5대 국유은행이 예금금리를 인하한 것도 LPR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차이롄서(財聯社) 등에 따르면 5대 국유은행은 8일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단기 정기예금 금리를 0.05%p, 3~5년 중장기 금리를 최소 0.1%p 인하하라고 주문한 것에 따른 것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저축으로 돈이 몰리자 예금금리를 낮춤으로써 대출을 늘리고 자금이 실물경제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무라증권은 "국유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는 인민은행이 LPR 인하를 위해 MLF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BOC 인터내셔널 차이나(中銀證券) 역시 "4월부터 경제지표가 발표됨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이 커지기 시작했다"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인하는 인민은행의 LPR 인하 전 포석"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예금 금리 인하보다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신(中信)증권과 저상(浙商)증권·중금공사(中金公司) 전문가 모두 이달 LPR 인하를 점치고 있다.
이 중 중신증권은 인민은행이 이달 15일 MLF 금리를 0.05~0.1%p 낮출 것이라며, MLF 금리가 낮아지면 높은 확률로 LPR 역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1년물 LPR과 5년물 LPR의 인하폭은 다를 것이라고 중신증권은 덧붙였다.
중신증권 애널리스트 밍밍(明明)은 "6월은 하반기 안정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최근 경제 및 금융 지표와 시장 심리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 필요성이 분명히 커졌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금공사 역시 LPR이 이달 0.05%p~0.1%p 인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반면 LPR 인하와 같은 대규모 부양책이 현재로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반대 의견도 상당하다.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부동산과 전기차 등 특정 산업을 겨냥한 '맞춤형' 지원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근거로 언급된다. LPR 인하가 아닌 지급준비율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신(安信)증권 애널리스트 리솽(李雙)은 "경기가 약하지만 회복 중이고 신용 총량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 요인보다는 국내 경제 상황을 가지고 금리 문제를 고려하고, 금리를 합리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 발언을 인용,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화촹(華創)증권 애널리스트 장위(張瑜) 역시 "올해 5% 성장 목표 달성에 부담이 없다"며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LPR을 동결했다. 현행 1년물 LPR은 3.65%, 5년물 LPR은 4.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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