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유럽연합(EU)의 '배터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구체화 되는 등 국제 통상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배터리 핵심 원자재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관련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파이어홀에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변화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 세미나'를 16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IRA로 대표되는 미국의 공급망 내재화 전략과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이차전지 공급망이 진영화 되는 형태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블록화'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에 쏠린 원자재 수급망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국의 이차전지 원재료 수출제한 조치가 이뤄질 확률이 75%로 조사됐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 2023.06.16 aaa22@newspim.com |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미래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간 보조금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배터리와 관련된 전략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데, 공급망 다변화와 재활용 원자재 사용 확대 등 대안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리튬염 생산량은 2017년 이후 연평균 35% 증가하여 세계 리튬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배터리 기업의 주력 제품인 NCM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수산화리튬의 중국 생산 점유율은 2021년 기준으로 94%에 육박한다. 니켈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생산량의 60.3%를 점유(2021년 기준)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니켈 프로젝트에 중국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조 실장은 "완전한 탈중국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만 리스크(위험 요소) 제거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향후 원자재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에 비용 상승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RMA 관련해선 IRA와 같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 조항 없어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를 나서고 있는 점 등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그는 "CRMA 초안이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향후 입법 과정에서 세부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조은교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부연구위원. 2023.06.16 aaa22@newspim.com |
조은교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부연구위원도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차전지 핵심 광물 분야에서 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광산 투자에서 나아가 친환경적인 제련 기술 개발과 같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그는 일본, 독일 등 다른 국가와 기술 협력과 차세대 이차전지 분야의 연구 개발 강화를 주문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 성장을 독려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보조금 지원을 통해 배터리 강소 기업을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IRA를 활용해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는 등 공급망 블록화를 활용하는 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부연구위원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아시아 이차전지 공급망 허브를 구축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 육성을 위한 '이차전지 공급망 얼라이언스'가 필요하다" 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과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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