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금리와 수수료 인상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들이 수수료 담합을 했는지에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맞춰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어 담합 여부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 정부가 금융권 전반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메리츠증권과 KB·삼성·NH투자·키움증권 뿐만 아니라 전 증권사로 확대될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6.21 ymh7536@newspim.com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메리츠·KB·삼성·NH투자·키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 등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2년 주식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 이후 11년 만에 들어가는 현장 조사로 윤석열 정부가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와 이자 장사에 대한 지적 이후 이뤄졌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업계 전반에 대한 이자 장사를 지적했고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 등을 합리화하기 위해 관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대차거래 수수료를 살펴보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를 취급하는 29곳 증권사 중 최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61일 이상)과 삼성증권(90일 이상)으로 금리는 연 9.6%다.
실제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이자 수익은 증가했다. 국내 29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신용융자 관련 이자수익은 3581억원으로 전분기(3502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공정위는 증권사들의 국내외 주식 매매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수수료 담합여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증권 담보대출 등의 여신 업무도 수행하는 만큼 대출 금리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예탁금 이용료 역시 드려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 0.37%다. 기준금리가 상승한 데 비해 증권사 대부분이 예탁금에 대한 이자인 예탁금 이용료율은 소폭 올리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국내 30개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쌓인 예탁금 규모는 4년간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은 0%대이다.
증권업계는 수수료와 예탁금 증가는 일시적이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시중은행에서 먼저 금리를 올린 뒤에 반영한 만큼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형사를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11년 만에 이뤄지는 현장 조사와 현 정부가 강조한 가계대출 점검이 맞물리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자금 조달 시스템이 한국증권금융 차입, 자기자본 활용, 회사채 발행 등 각기 다른 기준을 잡고 있다"며 "공정위가 살펴보겠다는 주식 수수료도 최저경쟁, 무료 이벤트가 상시·보편화돼있어서 담합 여부를 조사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 정부의 증권사들의 첫 조사 인만큼 다른 것을 살펴볼지 모른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조사과정에서 다른 문제가 지목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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