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전략핵잠수함(SSBN)을 포함한 미국의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정례화해 한미 확장억제의 상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김 차장은 이날 한국국방안보포럼(공동대표 현인택)과 한국군사문제연구원(원장 김형철)이 함께 서울 대방동 공군호텔에서 연 '워싱턴 선언의 의미와 한국형 확장억제 나아갈 방향' 주제 국제 안보전문가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핵공격을 가해 올 경우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3월 우리 손으로 독자 설계해 건조한 해군 최신예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에 직접 승선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국방부 "전략핵잠 분명히 온다"
그러면서 김 차장은 "핵무기를 통한 선제공격은 그 규모와 형식에 관계없이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고 북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6월 16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행했던 미 순항유도탄 핵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한국 해군과 연합 특수전 훈련을 마치고 22일 한국을 떠났다. SSGN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7년 10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지난 4·26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개 합의한 핵탄두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SSBN이 언제 한반도로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국방부 관계자는 "SSGN이 당초 방한하기로 했던 SSBN을 대신해 한반도로 전개된 것이 아니라 SSGN을 비롯해 미 전략자산들이 상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SSBN도 분명히 한반도로 전개된다"고 말했다.
미 SSBN은 당초 5월 안으로는 한국에 입항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당시 기상 악화를 비롯해 한국 입항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전략핵잠이 들어온다면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자 한미상호방위조약 70년이 되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오는 7월에 한반도로 전개되는 것이 가장 상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6월 15일 정책설명회에서 "올해 7월 27일 정전협정 70주년 행사는 부산에서 연다"면서 "많은 외국 정상급 인사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7·27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식이 부산에서 열리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을 대내외 과시하고 상징하는 차원에서 오는 7월 한반도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전협정 70주년과 한미 군사동맹 7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 기항한 전략핵잠에 직접 오른다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이자 군사적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7·27 정전협정일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어 대규모 열병식을 비롯해 전략적 도발이나 무력시위를 감행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전략핵잠에 승선한다면 북한에는 도발하지 말라는 한미의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올해 3월에도 우리 손으로 독자 설계해 건조한 최신예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에 승선하기도 했다. 지난 4·26 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핵 확장억제 강화를 확약한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면서 약속했던 SSBN의 한반도 전개를 실제 이행했다는 상징적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대표단이 2023년 2월 23일(현지시간) 핵무기를 탑재한 미 전략핵잠수함(SSBN) 웨스트버지니아함 기지를 찾아 강력한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국방부] |
◆전략핵잠 1척 '북한 전역 초토화'
SSBN이 한국에 기항하게 되면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전략핵잠 이후 42년 만이다. 미국의 14척 오하이오급(1만8000t급) 전략핵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극비리에 24시간 연중무휴로 수중작전을 하고 있다. 은밀성과 침투성, 생존성, 제2반격 능력에 있어 다른 전략자산들을 능가하는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이며 전쟁의 '비수'로 통한다.
미 전략핵잠은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다른 나라에 기항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극도의 은밀성과 작전 보안을 중시한다.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D5'를 최대 20기를 실을 수 있다. 최대 사정거리가 7400㎞이며 탑재 중량을 줄이면 1만2000㎞ 이상이다. 북한은 물론 전 세계 어디든지 언제나 타격할 수 있다.
트라이던트-2 1기당 4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전략핵잠 1대에 8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 전략핵잠 1척만 있어도 북한 전역을 완전 초토화시킬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미 전략핵잠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000t급으로 미 잠수함 중 가장 큰 오하이오급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2019년 8kt 신형 저위력 전술핵무기 'W76-2'를 전력화한 후 트라이던트 SLBM에 탑재했다. 이번에 한반도로 전개되는 전략핵잠에도 ICBM급 대형 전략핵탄두와 함께 1~2발의 신형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가 탑재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재앙적 피해와 달리 저위력 핵무기 전술핵은 '핀 포인트' 방식으로 북한 핵공격 때 실질적인 미국의 대응 옵션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최근에는 공격·전략핵잠 모두에 전술핵을 탑재하고 있어 한반도 전개는 사실상 전술핵을 배치하는 확장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북한이 현재 전술핵으로 남한을 공개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한미가 북한에도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군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격·전략핵잠의 SLBM에 전술핵을 탑재하게 되면 지역적·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어디서든지 바로 타격할 수 있는 즉응성도 갖추게 된다. 공격·전략핵잠에 전술핵을 탑재하고 있어 핵잠의 한반도 전개는 사실상 전술핵을 상시 배치하는 수준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략핵잠은 반드시 온다"면서 "다만 언제 오는지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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