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K-바이오·백신펀드 조성시기가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또다시 미뤄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다음번 펀드 조성 시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참여도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조성하는 K-바이오·백신펀드 2개 중 1개가 다음달 중 결성된다. 2500억원 규모의 펀드는 현재 투자의향서(LOI)를 받은 상황으로, 투자확정서(LOC)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다. 복지부는 LOC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의결이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활성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7 mironj19@newspim.com |
K-바이오·백신펀드는 정부의 바이오 연구개발(R&D) 정책 중에서도 중요하게 꼽힌다. 지난 2016년 정부가 조성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가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됐음을 고려하면 규모도 큰 편이다. 특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임상 3상 단계를 지원해주는 만큼 산업계에서는 펀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번복으로 K바이오·백신펀드 조성기한은 네번째 미뤄졌다. 복지부는 지난해 정책 발표에서 그해 연말까지 자금을 모으겠다고 했지만, 올해 2월로 목표 시기를 미뤘다. 이후 3월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전략 방안'을 발표하면서 상반기 내에 펀드를 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조성일자는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펀드가 조성되더라도 목표금액을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복지부에서는 각각 2500억원씩 5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음달 조성할 펀드의 경우, 목표액이 온전히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결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조성기한이 계속해서 미뤄지자 조기 결성제도를 도입해 75% 이상의 자금을 모으면 투자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나머지 1개 펀드는 결성시기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규모가 큰 금액을 협의하고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며 결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펀드가 조성되지 못했던 이유는 기관에서 자금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와 국책은행에서 1000억원씩, 민간투자에서 3000억원을 모아 운용하려 했다. 하지만 공공 출자금이 빠르게 모인 것과 대조적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큰돈을 출자하기 어려워졌다.
복지부는 앞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보완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조성하는 2개의 펀드는 기관 사모펀드 방식으로 운용사 선정을 했기 때문에 변경은 어렵다"며 "다만 이후에 운용사 변경이나 재공고가 가능하다면, 벤처케피탈 방식 등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복지부가 조성하고 있는 펀드는 기관전용 사모펀드(PEF)로 투자자가 금융기관이나 상장기업 등으로 제한되는 반면, 개인 벤처캐피탈(VC) 방식은 개인투자자를 폭넓게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2025년까지 총 1조원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만큼, 이번 일을 발판삼아 신규 펀드에 한해서는 다른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사모펀드에 머무르기보다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단장은 "민간 기업에서 공모 펀드를 만들어서 돈을 모은 후, 해당 펀드가 K-바이오백신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EF와 VC 등의 사모펀드는 100인 이하의 전문투자자만 모을 수 있지만, 공모펀드의 경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해 다양한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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